"한국, EU우주안보전략 유념해 경쟁 아닌 협력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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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유럽연합(EU)이 우주에서 주도적인 안보 주체로 활동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 가운데, 한국은 EU의 해당 전략을 참고해 우주 분야에서의 협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EU의 우주안보 및 방위전략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인 'INSS 전략보고' 제266호를 30일 내놨다.

EU의 적극적 안보 행위자 역할 천명

보고서에서 조은정 INSS 연구위원은 EU가 지난해 3월 우주영역에서 EU의 전략적 접근법과 우선순위를 개괄한 최초의 전략 문서인 '우주안보 및 방위전략(EU우주안보전략)'을 발표했다며, 이 같은 발표는 우주의 연구 및 상업적 용도를 강조해 온 EU가 안보 행위자로서 EU의 적극적인 역할을 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EU우주안보전략의 궁극적 목적은 EU의 전방위적 우주역량 강화를 통한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과 NATO와 긴밀한 연대를 통한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의 동반 향상이다. EU는 자체 대러억지 능력(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유럽의 상업적 우주역량을 군사적 역량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또한, 일관된 우주안보전략 아래 기술혁신과 인력양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EU우주안보전략은 ▲위협인식 공유 ▲대응방안 강구 ▲우주 위협탐지 ▲우주에서 안보태세 강화 ▲우주에서 협력 강화 등 5개의 전략 목표 아래 구성됐다.

보고서는 EU우주안보전략의 주요 내용을 군사 전략공간과 외교 전략공간 등 두 차원으로 나눠 살펴봤다.

군사 전략공간적 측면에서, EU는 6가지 부문에서 '대(對)우주역량(counterspace capabilities)'을 강화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및 의사결정 방식 개선을 통해 신속한 대응능력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부문은 ▲우주 감시·추적 역할 확대를 통한 및 우주 위협탐지 능력 강화 ▲효율적 분업 체계 운영 ▲태세준비와 상호운용성을 위한 우주 훈련 강화 ▲우주사이버 보안 강화 ▲민관협력 강화 ▲우주전문인력 확충 등이다.

원칙적으로 EU 회원국은 우주위협이 자국 영토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나타나는 경우 EU조약에 명시된 상호지원 조항(TEU 제42조 7항)을 발동할 수 있다. 따라서 우주영역에서 EU의 군사적 역할은 정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 전략공간적 측면에서, EU는 우주관련 법제 정비 및 공동 프레임워크 마련에 나서고 있다.

EU 집행위는 '우주 교통관리를 위한 EU 접근법(EU Approach for Space Traffic Management)'에 대한 공동 커뮤니케이션(Joint Communication)을 기반으로 EU 우주법(EU Space Law) 제안을 고려 중이다.

일부 회원국에서는 우주자산과 시스템 보안을 위해 국가별로 규정을 마련한 바, EU 차원에서 공통된 틀의 모색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우주영역에 대한 법제 정비는 2023년 마련된 EU의 '사이버보안지침(NIS2 지침)'이나 '주요조직복원력 지침(CER 지침) 등이 있다. EU는 이를 통해 우주 시스템 및 서비스 회복력을 위한 포괄적이고 일관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EU는 우주공간에서 규범 확립과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군비 경쟁을 피하고 우주공간이 분쟁 지역화되는 것을 방지하면 누구나 우주공간과 우주자산의 혜택을 자유롭게 영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EU는 우주에서의 평화롭고 책임감 있는 행동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촉진하고, 보안 및 방위를 위한 우주서비스 사용을 지원하기 위해 ▲UN과 협력 ▲미국과 파트너십 ▲유사입장국가들과의 대화 ▲NATO와 상호협력 강화 등 우주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EU우주안보전략 참고해야

조은정 연구위원은 EU우주안보전략에 대해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자체 우주역량 개발과 회원국간 협력 증진 등 공동 노력 방안을 구체화한 최초의 EU 우주안보 문서라고 평가했다.

또한 해당 문서는 '지역통합 측면'에서 EU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방위에서도 적극적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통합 과정에 있어 진일보한 것이라고 봤다.

'기술' 측면에서는 이번 발표로 우주산업의 발전을 통해 유럽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역내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성장 촉진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안보' 측면에서는 안보와 방위에 필요한 지구관측 및 우주상황인식 정보를 회원국들간 공유함으로써 외부 위협에 대한 EU의 대응력과 복원력을 강화했다고 짚었다.

'체제'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대러봉쇄를 위해 지역 규정이 무의미한 우주에서 글로벌 안보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EU의 체제경쟁 참여가 예고된 것이라고 봤다.

다만, EU우주안보전략을 두고 불완전한 EU의 권한, 권한 조율, 법적 제약, 역량 불균형, 기술적 제약, 높은 외부 의존성과 NATO와의 역할 중첩 등을 지적하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조은정 연구위원은 EU우주안보전략이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022년 기술개발 차원에서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한 바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연구-산업-군 등 다양한 우주영역과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통합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주 협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한국은 군사(우주 반격능력), 기술(우주산업의 공급망, 생태계 구축), 외교(우주 규범 설립)에 있어 포괄적인 우주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로드맵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우주 전략 경쟁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니라 동맹국 등 우호국들과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봤다.

조은정 연구위원은 "'자강(전략적 자율성)'과 '동맹' 사이에서 나름의 균형을 찾고자 시도한 EU 우주안보전략은 한국이 참고할만한 사례다. 한국과 유럽은 각각 대북, 대러 '우주 억지력(space deterrence capability)'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안보 협력 유인이 존재한다. 한국-유럽간 우주 협력은 우주기술과 규범의 선도국이자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동의 이익이 존재하므로 협력은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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