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삼성중공업·제일사료 하도급법·공정거래법 위반"…공정위에 고발요청

삼성중공업, 하도급 서면 미발급·지연발급 반복
제일사료, 대리점에 직거래처 연체이자 전가

삼성중공업과 제일사료 로고.
삼성중공업과 제일사료 로고.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하도급사나 대리점에게 갑질을 벌인 삼성중공업과 제일사료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검찰 고발을 요청했다. 공정위가 위법하다고 결정했으나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중기부는 사회적 파급효과,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할 수 있다.

중기부는 30일 '제25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하도급법을 위반한 삼성중공업과 공정거래법 및 대리점법을 위반한 제일사료를 검찰에 고발토록 공정위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에 고발요청 대상이 된 삼성중공업은 반복적으로 하도급 서면을 미발급해 수급사업자의 경영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고, 제일사료는 직거래처가 사료대금을 지연 지급해 발생한 연체이자를 대리점 수수료에서 차감함으로써 다수 대리점에게 장기간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원영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의무고발요청제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의 불공정한 거래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이번 서면 발급 의무 위반 사건의 고발요청 결정은 하도급 계약에서 수급사업자의 불이익 방지 및 사후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원사업자가 지켜야 하는 기본적 의무에 대한 엄중함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참고로, 공정위에서는 하도급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 시, 위반기업에 벌점 3점(기술 유용, 하도급대금 부당 결정·감액, 보복 행위로 고발된 경우는 5.1점)을 부과하고, 최근 3년간 누적 벌점이 5점을 초과할 때는 공공조달입찰참여 제한 요청을 하게 된다.

삼성중공업, 공정위 시정명령에도 하도급 서면 미발급

중기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선박의 전기장치 및 기계장치 작업 임가공을 제조위탁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작업 시작 전에 제조위탁 관련 하도급 서면을 발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 10건의 계약에 대해서는 해당 작업 종료일까지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또한, 총 19건의 계약에 대해서는 해당 작업을 시작한 이후 1~102일이 지나고 나서야 서면을 지연 발급해 2023년 6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3600만 원 부과 처분을 받았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 세부적 계약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작업 시작 이전에 발급해야 하는 서면 발급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하도급 계약의 불분명을 이유로 발생하는 수급사업자의 불이익 및 사후분쟁을 방지하고, 작업 시작 전에 수급사업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하도급 계약상 원사업자의 기본적 의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이를 반복적으로 무시했다는 게 중기부의 판단이다.

중기부는 이 사건이 단순 서면 미발급에 그쳐 미고발한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거래의존도가 높은 수급사업자에 대한 서면 발급 의무 위반 행위로 인해 미지급 공사대금과 관련해 분쟁이 발생해 수급사업자의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지급 공사대금 분쟁으로 민사 및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수년간 서면 미발급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시정명령 등 처분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업무 관행 개선 없이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기부는 '을'의 위치인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고발요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일사료, 직거래처 연체이자 대리점에 떠넘기기

하림 계열사인 제일사료는 200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1817개의 가축사육농가 등 직거래처가 사료 대금 지급을 지연해 발생한 연체이자 약 30억7645만 원을 소속 130개 대리점 수수료에서 차감해 지난해 5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9억7600만 원 부과 처분을 받았다.

중기부는 전국적으로 분포한 다수의 대리점에게 직거래처에 대한 대금 회수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일사료가 연체이자를 장기간 부당 전가해 고의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동일 위반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가 필요해 고발요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대리점의 역할에 대해 판촉 활동을 통한 직거래처 확보, 사양관리 지도 및 운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그 대가로 제일사료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료 대금 지연은 직거래처가 했는데, 제일사료는 대금 지급 연체이자를 대리점에게 뜯어내는 '갑질'을 벌였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이 사건과 관련 "제일사료는 자신의 거래상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의 귀책유무를 불문하고 일방적으로 연체이자를 전가했다. 이는 부당하게 대리점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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