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과 씨피엘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서 금하고 있는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 원을 잠정 부과하고 이들 기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씨피엘비는 쿠팡의 PB상품을 전담해 납품하는 쿠팡의 100% 자회사로 2020년 7월 쿠팡의 PB사업부에서 분사돼 설립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권을 보장하고 가격과 품질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이 고물가시대에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상품 거래 중개자와 판매자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과 경쟁사업자(입점업체) 간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온라인 쇼핑 분야 사업자들로 하여금 투명하고 공정한 알고리즘 운영에 만전을 기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국·내외 사업자 차별없이 지속적으로 감시해 법 위반 시 엄중히 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쿠팡은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쿠팡은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매년 수십조 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해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랭킹'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품질 높고 저렴한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고객들은 이러한 차별화된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쿠팡을 찾고, 쿠팡이 고객들에게 로켓배송 상품을 추천하는 것 역시 당연시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가격이 싸고 배송이 편리해 많은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받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 기망이라고 주장하는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 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중적 지위 악용해 타사 상품에 불이익 줘"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자기 상품(직매입상품+PB상품) 판매'와 '중개상품 거래중개'를 모두 영위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1위 사업자다. 즉, 쿠팡은 검색순위 산정 기준을 설정·운영하고 상품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자, 자기 상품의 판매자로서 이중적 지위를 가지며, 이러한 이중적 지위로부터 자기 상품 판매와 입점업체의 중개상품 판매에 있어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참고로, 직매입상품은 쿠팡이 납품업자들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직접 판매하는 상품이고, PB상품은 쿠팡이 직접 기획해 판매하고 생산만 제조 하도급업체에 위탁하는 상품이다.
중개상품은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입점업체가 판매하는 상품으로, 쿠팡은 중개상품이 판매되면 거래수수료를 수취한다.
거래액 기준 쿠팡에서 판매되는 자기 상품과 중개상품의 비율은 2019년 기준 약 60% : 40%에서 2022년 약 70% : 30%로 변화했다.
쿠팡은 상품 검색순위인 '쿠팡랭킹'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판매량, 구매후기 수, 평균 별점 등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중요하게 반영해 검색순위를 산정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운영하고 있으며, 상품거래 중개 사업을 도입한 2015년 당시 쿠팡이 "판매량 등의 객관적 데이터로 상품 검색순위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검색순위가 높으면 해당 상품이 판매량, 구매후기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며, 검색순위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팡과 씨피엘비는 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 및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21만 입점업체의 4억 개 이상 중개상품보다 자기 상품만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는 위계행위를 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쿠팡의 상품이 입점업체의 상품보다 더 우수한 상품이라고 오인해 쿠팡의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되는 등 쿠팡과 거래하도록 유인됐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자사 제품 돋보이게 해"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직매입상품 5만8658개, PB상품 5592개)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
3가지 알고리즘은 프로덕트 프로모션, SGP, 콜드스타트 등이다.
프로덕트 프로모션은 직매입상품과 PB상품을 1, 2, 3위 등 상위 고정 노출하는 역할을, SGP(Strategic Good Product)는 직매입 패션상품과 PB상품의 기본 검색순위 점수를 1.5배 가중하는 역할을,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는 직매입상품과 PB상품에 대해 검색어 1개당 최대 15개까지 검색순위 10위부터 5위 간격으로 고정 노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상위에 고정 노출된 쿠팡의 상품은 검색결과에서 다른 상품들과 구분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이러한 상품이 인위적으로 상위에 고정 노출됐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판매량 등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해 상위에 배치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쿠팡이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한 상품들은 '판매가 부진한 상품',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기로 한 상품' 등도 포함됐다.
또한, 쿠팡은 이러한 위계행위가 위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음에도 기존 위계행위(프로모션)를 지속하면서 SGP,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 방식을 추가해 이 같은 행위를 계속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첫째, 상위에 고정 노출한 자기 상품의 노출수,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둘째,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개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21만 개의 입점업체는 쿠팡이 자기 상품을 상위에 지속적으로 고정 노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중개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리기 어렵게 됐다.
셋째, 소비자들의 합리적 구매 선택이 저해됐다. 쿠팡이 2021년 5월 실시한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쿠팡의 검색결과에 대한 가장 큰 불만 중 한가지로 지적됐고, 쿠팡 내부자료에서도 "특정 검색어의 상단 검색결과 대부분 PB상품들이 노출돼 검색결과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타 브랜드 업체들이 불만을 야기하는 상황"이며 "현재 시즌과 맞지 않는 상품들이 인위적으로 상단 랭킹에 유지되고 있어 고객에게 불편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넷째, 쿠팡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쿠팡이 자기 상품을 상위에 고정 노출하지 않는 경우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의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검색순위 조작으로 상품들의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 확인된다.
그 이유는 쿠팡이 자기 상품을 상위에 지속적으로 고정 노출하면, 판매량과 직결되는 검색순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입점업체들은 가격을 내려도 상위에 노출되지 않아 가격을 내릴 유인이 없고, 쿠팡 스스로는 이미 자기 상품이 상위에 노출돼 있어 가격을 내릴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쿠팡 임직원 동원해 장기간 평점 조작 벌여"
쿠팡은 2019년 1월 PB상품에 대해 일반 소비자로 구성된 '쿠팡체험단'을 통해 구매후기를 달려고 했으나, 쿠팡의 PB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없어 '쿠팡체험단'을 통한 구매후기 수집이 어려웠다.
이에 쿠팡은 같은 해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2297명의 임직원으로 하여금 PB상품에 긍정적 구매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최소 7342개의 PB상품에 7만2614개의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평균 4.8점의 별점을 부여함으로써 PB상품이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하게 했다. 공정위는 임직원을 동원한 이 같은 행위를 '임직원 바인'이라고 명명했다.
특히, 쿠팡은 주요 직책자로 구성된 쿠팡의 운영위원회인 CLT(Coupang Leadership Team)에서 임직원 바인을 실시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사적 목표 아래 조직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실행했다. 또한, 초기 2년 동안 출시된 PB상품의 78%에 대해 임직원 바인을 실시했다.
쿠팡은 구매후기 수와 평균 별점이 소비자의 상품 선택과 검색순위에 미치는 효과를 잘 알고 있는 스스로의 지위를 악용해, PB상품 출시 초기에 인지도가 낮거나 판매량이 적은 PB상품에 대해 인위적으로 구매후기 수, 평균 별점을 높이고 이를 통해 PB상품의 검색순위를 상승시킴으로 써 소비자를 유인할 목적으로 임직원 바인을 실시했다.
또한, 쿠팡은 PB상품 출시단계에서 임직원 바인을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구매후기 작성방법과 관련된 매뉴얼을 숙지시키고 구매후기를 1일 이내에 작성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부정적 구매후기를 작성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으면 경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더욱이 쿠팡은 2021년 6월 공정위의 1차 현장조사 이전까지 임직원이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2021년 7월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상품 검색 후 몇 단계를 클릭해서 들어가야 확인할 수 있는 개별 구매후기 제일 하단에 임직원 작성 사실을 기재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해당 구매후기를 임직원이 작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쿠팡은 스스로 이미 "리뷰 평점을 개선하기 위해 임직원을 이용해 리뷰나 평점을 조직적으로 관리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부당 고객유인행위가 됨"을 명확히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위를 계속했다.
이러한 쿠팡의 임직원을 이용한 구매후기 작성과 별점 부여로 인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첫째, 소비자들은 조직적으로 임직원이 작성한 구매후기와 별점을 토대로 구매 선택하게 되는 등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선택을 저해했다.
둘째, 임직원 바인을 실시한 PB상품은 판매량이 증가한 반면, 다른 상품의 판매량은 감소했다.
셋째, 입점업체와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 쿠팡은 조직적으로 임직원을 이용해 PB상품 출시와 동시에 구매후기 작성 및 별점 부여를 관리한 반면, 입점업체는 임직원을 이용해 구매후기를 작성할 수 없고, 오로지 실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한 후에만 구매후기를 작성할 수 있었다.
더욱이 쿠팡은 입점업체가 자신의 중개상품에 구매후기를 작성하는 행위를 "마켓 내 경쟁사업자간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입점업체들에게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 상 구매후기는 상품구매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로, 후기 조작행위는 구매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 및 성능에 대해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공지하면서 구매후기 조작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입점업체의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자기 상품만 검색순위 상위에 올려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해외 경쟁당국 또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노출과 관련한 불공정행위를 적발·제재하는 추세라고 공정위는 강조했다.
EU 경쟁당국은 2022년 12월 쿠팡과 같은 이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아마존이 자기 상품을 바이박스(Buy Box)에 우선 노출한 행위를 동의의결을 통해 시정하도록 했다.
바이박스는 상품구매(buy now)와 장바구니 담기(add to cart) 버튼이 있는 구매 박스로 특정 상품을 검색한 소비자에게 최우선적으로 1개의 상품(winner)을 노출시켰다.
지난해 9월 미국 경쟁당국의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소송 내용에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을 검색결과 하단에 배치하는 행위가 포함되기도 했다.
"유통업계 고유권한, 관행 무시한 역차별"
쿠팡은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쿠팡의 불복 이유는 유통업의 본질은 상품 진열이자 고유권한이며, 유통업체는 소비자에 더 나은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자 경쟁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쿠팡은 공정위의 이번 사건 전원회의에서 자사의 알고리즘이 소비자 선호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측은 전원회의에서 주요 학계 전문가 의견으로 "추천 알고리즘 내외 가중치를 선별적으로 조정하거나 결과 리스트를 재정렬 또는 필터링하는 후처리는 거의 모든 상용 추천 시스템에서 사용한다"고 제시했다.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비슷한 알고리즘을 사용한다고 주장한 것인데, 공정위는 이 같은 의견을 무시했다는 게 쿠팡의 의견이다.
쿠팡은 어떤 온라인 유통업체도 '아이폰'이라고 치면 정품 아이폰 신제품이 먼저 나온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는 쿠팡에 아이폰 추천을 기대하고 오는 만큼 신형 아이폰을 먼저 보여주는 게 기망인지 의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정위는 '객관적 지표'로 추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온라인 쇼핑의 산업적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릇된 주장이라고 쿠팡은 반박했다.
예를 들어 단지 '클릭수'가 많다고 해서 소비자가 '아이폰'이라고 검색할 때 '아이폰 케이스'가 먼저 떠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위 '어불성설'이라는 것.
아울러, 신형 아이폰을 하위에 보여주면 어떤 소비자가 좋아할지 의문이라고도 짚었다.
이 밖에도, '어버이날'이라고 치면 선물세트가 나오고, '여름' 키워드로 검색하면 샌들이 나오는 데 이런 계절상품 우선 추천도 공정위는 '소비자 기만'이라고 간주했다는 게 쿠팡의 지적이다.
쿠팡은 고객이 쿠팡랭킹이란 검색조건 외에도 다양한 조건으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는 점도 공정위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반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의 쿠팡랭킹순은 '소비자 선호도' 등에 따라 제품이 추천되고, PB상품 등은 '양질의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자 선호도를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순위 조정을 한 이상 '쿠팡랭킹순' 고지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쿠팡은 '쿠팡랭킹순'뿐만 아니라 '낮은 가격순', '높은 가격순' 등 다양한 검색필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검색필터 기준을 선택해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쿠팡은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아이폰을 상위에 노출하는 이유"를 고지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이는 정품화장품이나 계절성 상품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올리브영, 롯데마트, 컬리, 홈플러스, 쓱, 아마존을 비롯한 국내외 유통업체도 쿠팡과 같은 정책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 '알테쉬' 중 하나인 쉬인은 모두 PB상품을 쿠팡보다 많이 노출하고 고지 내용도 덜 충실하거나 고지도 하지 않는데, 공정위는 쿠팡의 상품 추천만 가리켜 소비자를 속였다고 말하는 등 형평성도 결여됐다고 항변했다.
쿠팡은 이 같는 논리를 바탕으로 "결국 공정위는 모든 순위조정이 다 위법이라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쿠팡은 알고리즘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은폐가 될 수 없다면서, 이와 관련해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 재판 사례를 언급했다.
법원은 과거 네이버 사건 검색 알고리즘 사건에서 "검색 알고리즘의 모든 세부 내용과 원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대외적으로 공개하라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공정위가 참여한 검색·추천 서비스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자율규제 원칙에서도 노출 순서 결정 시 활용되는 '주요 변수'를 '자율적으로 공개'하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쿠팡은 '쿠팡랭킹순'에 이 같은 내용을 상세하게 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번 사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쿠팡이 사용자 선호도(Customer Benefit)와 경험을 고려해, 상위 노출 프로모션을 실시했다는 다수 증거들(프로모션 적용 기준)을 제시했지만, 공정위가 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유럽에서도 아마존 등 PB 검색 결과 다수 노출한 것은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쿠팡은 강조했다. '쿠팡랭킹순'처럼 선호 제품 추천 알고리즘이 문제된 적 없기 때문에 이는 세계 최초 규제라는 의견도 내놨다.
미국 FTC가 아마존을 상대로 제기한 경쟁법 위반 소송은 가격 인상을 경쟁 쇼핑몰이 따라오는지 모니터링하고 가격을 조정하거나, 자사 물류 배송 서비스 이용 등을 강요한 행위로 '상품 노출 진열 순서'와 무관하다고도 말했다.
"쿠팡과 정책 같은 다른 쇼핑몰 왜 제재 않나"
쿠팡은 타 온라인 업체들도 PB상품을 우선 노출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고려사항이 아니다"며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공정위가 "심사보고서와 전원회의를 통해 온라인 유통업계의 PB상품 진열 등이 인위적이라 볼 수 없고, 쿠팡의 위법 사실과 평등(거래관행)은 판단에 있어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결국, 타 업계에 대한 조사도 없이 쿠팡만 조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다.
쿠팡은 이 같은 처사가 잘못된 것이라면서, 대법원의 2019년 판례를 제시했다.
해당 판례에 따르면, 대법원은 "사업자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로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인지 판단할 때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저해되거나 다수 소비자들이 피해 볼 우려, 업계 상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러한 판례에 따라 상거래 관행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쿠팡은 마켓컬리, 배달의 민족, 쓱닷컴, 롯데 등 PB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수많은 이커머스 업체가 '물티슈', '만두', '생수', '계란'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기본 추천순으로 PB상품이 상단 노출되고 있다면서, PB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의 플랫폼에서 판매가 이뤄지는 PB상품 수백 가지 이상은 이들 플랫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A 업체는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새벽배송 상품 중심으로 노출하고, B 업체는 고객 로열티가 높은 PB브랜드 중심으로 검색 순위 상단에 제품을 노출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쿠팡과 비슷한 방식의 상품 진열 방식을 도입한 곳이 많은데도 공정위가 쿠팡만 제재한 이번 규제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공정위 논리로 보면 대형마트는 '거악' 저지르고 있는 것"
쿠팡은 "공정위가 쿠팡보다 매출이 4배 이상 높은 '골든존'에 PB상품을 판촉하는 대형마트 등과 비교해 역차별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 전체회의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자는 상품의 위치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정보가 다르다는 점에서 동일한 성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지만, 실제 오프라인 편의점, 대형마트 등은 PB상품을 이른바 '골든존(170CM 이하 매대)' 눈높이에 배치해 매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쿠팡은 언급했다. 온라인에서 좋은 위치에 자사 상품을 배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는 공정위가, 오프라인에서 좋은 위치에 자사 상품을 배치하는 행위에는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쿠팡은 "대형 화장품 매장이나 대형마트는 PB상품 매출 목표치를 바탕으로 상품 진열 매뉴얼을 시도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골든존에 PB상품 배치하고 있다"면서 "입구부터 주요 식료품, 공산품 카테고리마다 자사 PB상품을 배치하고, 이를 통해 매출이 최소 30~40%에서 4배가 늘어난다는 유통업계 분석도 많다"고 항변했다.
반면, 쿠팡의 PB상품 비중은 전체 매출의 5%(지난해 기준)로, 20~30%에 이르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요 편의점과 할인매장은 최근 수년간 PB상품을 대대적으로 늘려왔으며 소비자들의 구매가 많이 일어나는 골든존에 배치했다는 말도 내놨다.
쿠팡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학계 등은 그동안 공정위의 쿠팡 조사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기만 피해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PB상품의 상단 배치가 어려워지면서 값싼 가성비 제품을 빨리 사려는 소비자 불만이 커질 것"이라며 "아직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경쟁당국이 PB상품 진열 순서를 규제한 선례가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객에게 잘 보이는 곳에 PB상품을 진열하면 마케팅 비용이 줄어드는데 이를 금지하면 고물가 억제를 하는 PB상품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이선희 성균관대 교수는 "대형마트에 가면 입구쪽 매대에 PB 브랜드 상품이 뺴곡하게 자리잡고 있고, 소비자들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 대형마트 등과 형평성이 어긋나는데다 글로벌 시장 규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의견을 낸 바 있다.
"고객은 현명해…유통업체 추천은 참고만 할 뿐"
쿠팡은 소비자들이 쿠팡 추천에만 의존해 상품을 구매하지도 않는데, 공정위는 검색 순위가 높을수록 노출이나 판매량이 높고 이는 인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정위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이 전국 성인 남녀(20~60대) 1만5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소비자의 71%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한다'고 대답해, 상품 노출 순서대로 사지 않음이 확인됐다는 것.
아울러,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해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최근 1개월 이내 온라인 쇼핑 구매를 한 전국 20~59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구매 행태와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소비자 10명 중 8명이 특정 쇼핑몰이 가장 상위에 추천하는 상품일지라도 바로 구매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또한, 응답자의 79.7%는 "상위 순위에 의존하지 않고, 비교하고 구매한다"고 답변했다.
"고물가에 소비자 돕는 PB상품 고려 실종돼"
쿠팡측은 전원회의에서 고물가 상황에서 저렴한 PB상품이 물가 진정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라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공정위의 상품 진열 규제는 이번 조치는 대부분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상품을 구매하는 쿠팡 고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짚었다.
쿠팡의 가격 추적앱 '역대가' 등에 따르면, 쿠팡의 설탕과 시리얼, 두부 등 주요 가공식품 베스트셀러 PB상품 44개의 지난 4월 평균 가격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7.2% 하락했다. 쿠팡 곰곰 '콘플레이크 오리지널(1.2kg)' 가격은 7700원으로, 1년 전 1만 원 대비 22% 하락했다. 5000~6000원 수준의 인기 대기업 상품 '콘푸로스트(600g), 콘푸라이트(530g)등과 비교해 중량은 2배인데 가성비가 높은 것이다.
'곰곰 쌀 떡국떡(1.5kg)' 가격은 1년간 38.5% 하락한 3650원으로, 같은 기간 떡 물가는 3.7% 올랐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최근 쿠팡 장바구니 PB상품과 대기업 인기 브랜드와 격차는 최대 2배에 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소비자원이 관리하는 생수·된장 등 다소비 가공식품(27개)과 우유·화장지 등 집중관리 품목(7개)에 매칭되는 쿠팡 PB상품은 19개였는데, 이 가운데 17개(90%)가 비슷한 가격대와 중량의 대기업 상품보다 저렴했다는 것.
예를 들어, 가성비 생수로 인기 많은 '탐사수' 2L 12개입 가격은 6490원으로, 같은 용량의 제주 삼다수 제품 가격은 1만2650원으로 95% 비쌌다는 것이다. 곰곰 된장 2kg는 6290원으로, 청정원 재래식 된장이 1만670원으로 70% 가량 가격이 높다.
쿠팡의 PB상품 탐사화장지 30롤(30m)은 깨끗한 나라 30롤(1만8810원)보다 5000원 가량 싸다. 7760원에 팔리는 쿠팡의 PB상품 콘플레이크(1.2kg)도 8480원에 팔리는 켈로그 콘플레이크(530g, 2개)보다 중량 대비 가격이 쌌다.
쿠팡은 정치권에서도 공정위를 비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물가 억제를 도울 수 있는 PB를 왜 건드리냐. 시대착오적 판단"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격화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쿠팡은 유통사의 PB제품은 고물가 시대 대기업 제조사의 거듭되는 가격 인상에도 품질 좋은 상품을 반값에 제공하는 '인플레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번 PB규제로 고객들은 PB상품을 비롯해 가성비 높은 직매입 상품을 찾거나 구매하기 어렵게 되고 이는 결국 물가인상 기폭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공정위 제재는 고물가 시대 PB를 장려하는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PB활성화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의 노력에도 부합하지 않는 퇴행적 규제"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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