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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비자는 엔진 원리는 몰라도 '총액'은 알아야 한다

크리스토퍼 머패리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

크리스토퍼 머패리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
크리스토퍼 머패리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

FTC는 경쟁을 북돋우고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기관이다. 지금 위원회는 소비자의 지갑과 직결된 문제에 힘을 쏟고 있다. 공연 티켓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티켓 부정 재판매 소송을 벌이고, 사기꾼뿐 아니라 이들이 결제망을 악용하도록 돕는 업체도 제재한다. 온라인 구독 관련 법을 집행해 아마존 한 건에서만 소비자에게 15억 달러 이상을 돌려받게 했다. 공익에 맞는 합의가 안 되면 티켓마스터, 우버, LA 피트니스처럼 소송도 마다하지 않는다. 광고와 관련해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가격 투명성, 개인정보, 인공지능(AI)이다.

시장이 작동하려면 거래 당사자가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정보가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차를 모는 데 엔진 원리를 알 필요는 없다. 그러나 차를 살지 정할 때 총가격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가격을 흐리면 소비자는 가격으로 상품을 비교할 수 없고, 가격을 투명하게 알리는 경쟁자도 손해를 본다. FTC법은 수수료로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 소비자가 낼 총액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알리지 않는 것을 금지한다.

미국 최대 임대주택 관리 회사 그레이스타는 의무 수수료를 광고 임대료에서 뺐다는 혐의로 총임대료를 투명하게 광고하고 소비자 구제금 2300만 달러를 내게 됐다. 식료품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는 '무료 배달'을 거짓 광고하고 유료 멤버십 조건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로 6000만 달러를 환불한다. 우버는 소비자 모르게 월 10달러짜리 구독료를 물리고 해지를 어렵게 했다는 혐의로 소송 중이다. 의약품 급여관리 업체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와의 합의는 환자 본인부담금을 부풀린 정가가 아니라 리베이트를 반영한 실제 가격으로 매기게 해, 10년 동안 인슐린 등 약값 본인부담을 최대 70억 달러 줄일 것이다. 이 회사는 기업 고객을 함께 맡은 컨설턴트 등 중개인에게 준 돈도 공개해야 한다. 가격뿐 아니라 수입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월마트는 배달 기사에게 약속한 기본급과 팁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혐의로 1억 달러에 합의했다.

나는 실증 근거 없이 경제 전반을 뜯어고치려는 광범위한 규칙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의회가 권한을 주었고 분명한 시장 실패가 있으며 강한 실증 근거가 있는 좁은 규칙은 지지한다. 미국인의 35%가 세 들어 사는 만큼 임대주택 수수료 관행에 대한 규칙 제정 절차를 시작했고, 자동 갱신 구독 규칙의 개정도 검토한다.

개인정보는 가격과 다르다. 많은 상품에서 개인정보는 부차적 특성이어서 구매 결정의 기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개인정보 관련 표시가 언제 소비자에게 중요한지, 데이터 활용의 해악이 언제 이익보다 큰지 이해해야 한다. 지난 2월 워크숍에서는 맞춤형 광고가 인터넷 콘텐츠의 재원이 되고 소규모 사업자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와, 맞춤형 가격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쓰일 수 있는지 실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최근에는 데이터 중개업체 13곳에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를 북한·중국·러시아·이란 같은 적대국에 넘기지 말라는 법적 의무를 지키라고 경고했다.

어린이 보호는 최우선 과제다. 부모 동의 없이 아이들의 개인정보를 모은 익명 메시지 앱, 아이들 정보를 중국의 제3자와 공유한 로봇 장난감 업체를 제재했다. 디즈니 사건에서는 벌금 1000만 달러와 함께, 유튜브가 연령 확인 기술을 도입하면 영상 검수 의무를 끝낼 수 있게 해 그 기술의 도입을 유도했다. 연령 확인을 장려하는 집행 정책을 단속 완화로 읽는 것은 오해다. 연령 확인용 정보는 다른 데 쓰지 말고 확인이 끝나면 지워야 하며, 합리적인 보안과 정확성도 갖춰야 한다. 이를 어기면서 정책의 혜택만 누리려는 기업은 강력히 제재한다.

AI에서는 혁신을 북돋우는 것이 최우선이고, 새 시장이 자리 잡으려면 기만을 막아야 한다. 인간 상담원을 대신한다고 광고했지만 약속한 수익을 내지 못한 AI 업체, 정확도 98.3%라던 AI 글 판별기가 실제로는 동전 던지기 수준이었다는 사건이 그 예다. 동시에 위원회는 AI 글쓰기 도구가 남용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렸던 전임 위원회의 명령을 취소했다.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단죄하는 것은 법에 맞지 않는다. 아이들의 '친구' 노릇을 하는 AI 챗봇에 대해서는 알파벳, 메타, 오픈AI 등 7개 회사에 자료를 요구해, 혁신을 꺾지 않으면서 그 영향을 살피고 있다.

출처 :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베너블 광고법 심포지엄 연설(2026.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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