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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황기의 규제 완화, 무엇이 잘못될 수 있나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

미국 경제는 가계와 기업에 신용을 공급하는 튼튼한 은행 시스템에 기대고 있다. 나는 연준과 다른 은행 규제 당국이 은행 규제와 감독을 약화하고 있는 데 우려를 표하고자 한다. 규제 완화는 경제에 단기적인 '슈거 하이'를 줄 수 있지만 사회에 장기적인 비용을 남길 수 있다.

은행 규제는 균형의 문제다. 은행이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도록 여지를 줘야 하지만, 안전장치가 없으면 더 높은 이익을 좇는 은행이 지나친 위험을 떠안는다는 것을 오랜 경험이 보여 줬다. 대공황과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교훈이다. 나는 우리가 그 균형을 잃고 있다고 본다.

지난 1년 반 동안 연준은 다른 규제 당국과 함께 자본 요건을 낮췄고, 나는 대형 은행에 적용되는 결정마다 반대표를 던졌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강도를 낮췄고, 레버리지 비율을 약화했으며, 바젤3의 미국 적용안은 국제 합의 기준에 못 미친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 은행(GSIB)의 추가 자본도 줄였다. 이를 합치면 최대 은행들의 필요 자본이 6% 준다. 은행 부문 자산의 약 60%를 가진 8개 GSIB에서 부실에 대비한 자본이 600억 달러 줄어든다는 뜻이다. 우리의 자본 기준은 이미 학계가 추정한 최적 범위의 낮은 쪽에 있다. 국제 합의에서 벗어나면 다른 나라에도 나쁜 선례가 돼 자본 요건의 '바닥을 향한 경쟁'을 부를 수 있다.

감독도 약해지고 있다. 최대 금융기관 36곳의 등급 체계를 바꿔 관리가 부실한 은행도 잘 관리된다고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사실상의 '학점 인플레이션'이다. 대형 은행에 대한 감독 지적은 2025년 말 2024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잘 관리됨' 평가를 받는 대형 은행의 비중은 두 배가 됐다. 이사회 인력도 크게 줄었다. 유동성 요건 완화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소비자 보호도 축소됐다. 사기와 과도한 수수료, 약탈적 대출에 대한 보호가 약해지면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때로는 경제가 흔들린다. 최근의 변화를 합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은행 규제 완화다.

금융 규제를 줄이는 것은 보험을 줄이는 것과 같다. 보험료는 아끼지만 정말 나쁜 일이 닥칠 위험은 커진다. 역대 은행 위기 앞에는 모두 규제를 금융 환경 변화에 맞추지 못했거나 뚜렷이 약화한 일이 있었다. 일부 집계로는 1930년대에 미국 은행의 3분의 1이 문을 닫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실업률은 10%에 이르렀다. 저축대부조합 위기 수습에는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5%인 1600억 달러, 지금 경제로 치면 1조6000억 달러가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려고 정부가 직접 쓴 돈은 GDP의 4.5%, 약 6500억 달러였다. 코로나19 때 심각한 위기를 피한 것은 대규모 정부 개입과 함께, 금융위기 이후 개혁으로 은행의 자본과 유동성이 탄탄했던 덕분이다. 바로 그 기준이 지금 약해지고 있다.

연구도 분명하다. 벤 버냉키의 대공황 연구 이래 많은 연구가 금융 중개가 무너지면 신용이 막혀 경제가 크게, 오래 다친다는 것을 보여 줬다. 선진 24개국을 분석한 연구에서 금융위기에 따른 GDP 감소는 3년 반 뒤 6%로 정점에 이르렀다. 바젤3 설계를 뒷받침한 공식 연구는 위기의 누적 산출 손실을 GDP의 20~60%로 추정했다. 반대로 위기 전 자본 비율이 높았던 나라는 위기 뒤 더 빨리 회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15~23%의 자본이면 선진국 역대 은행 위기 대부분의 손실을 흡수할 수 있었다고 봤다. 비용은 비대칭이기도 하다. 자본 요건이 조금 '너무 높으면' 성장 비용은 작지만, 조금만 '너무 낮아도' 위기의 위험이 가파르게 치솟는다.

은행이 비은행과 더 잘 경쟁하도록 규제를 풀자는 주장도 있다. 나는 반대로 본다. 은행이 다른 금융기관에 약정한 신용은 2025년 하반기 2조6000억 달러를 넘었다. 은행은 비은행에 유동성을 대고 비은행은 신용 위험을 지는 구조로 서로 얽혀 있어, 비은행이 자산을 급히 팔면 은행 자산도 타격을 입는다. 답은 은행 규제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은행의 위험한 관행을 더 규제하는 것이다.

은행이 경제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자본을 줄이는 처방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주식시장이 호황이고 은행 이익이 탄탄하며 규제 완화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런 규제 완화는 금융 시스템을 덜 튼튼하게 만들 것이고, 청구서가 날아오면 우리 모두가 그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출처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아메리칸대학교 연설(2026. 6. 6., 미국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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