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원장 김봉수)이 통합업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계약 변경 절차를 무시하고 검수 또한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 산정 때는 견적서상 수식 오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돈을 추가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민들이 낸 세금은 종종 이런 식으로 쓰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과기부 감사 결과, 진흥원은 계약 변경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진흥원은 2021년 11월 3일 A사와 시스템 구축용역 계약을 체결했는데, 진흥원의 과업지시서 및 A의 제안서 상에 있는 주요 사업 범위는 ▲성과정보플랫폼 '콤파카이브' 신규 구축 ▲경영정보시스템 구축 ▲전자결재시스템/내부업무포털시스템 구축 등이다.

그런데, 감사 결과 진흥원에는 성과정보플랫폼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2022년 9월 21일 A가 제출한 용역계약 최종보고서에서도 관련 요구사항이 누락돼 있었다.
이는 기획재정부 계약예규인 '용역계약일반조건'을 위반한 것이다. 해당 예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 용역의 계약상대자는 계약의 이행 중에 과업내용의 변경 등이 발생한 경우 착수 시 제출했던 사업수행계획서 등 과업범위가 기재된 서류를 변경해 제출해야 한다.
진흥원은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ntegrated R&D Information System, IRIS) 시스템 조기 도입을 이유로 성과정보플랫폼 등 사업관리 분야 구축 범위를 축소하기로 A와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용역계약에서 사업기간이 종료되는 2022년 8월 31일까지도 용역계약 총괄 담당자나 부서장 등은 변경된 과업범위에 대해 A로부터 변경된 사업수행계획서 등을 징구받고 이에 따라 계약대금을 조정하는 등의 계약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최초 계획과 달리 시스템 구축 범위가 경영정보시스템 및 전자결재시스템 등 사업지원 분야로 축소됐음에도, 진흥원은 최초 계약금액 3억6800만 원을 A에 전액 지급했다고 과기부는 지적했다.
진흥원은 계약 검수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진흥원은 해당 용역계약에 대해 2022년 9월 21일 최종평가를 실시했는데, 진흥원 사업 담당자 등은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인 경영정보시스템 및 전자결재시스템의 각 요구사항(기능)에 대한 시연 없이 A가 작성한 구현 예정 캡처 화면 등이 포함된 서면 자료만으로 최종평가를 진행했다.
이후 이들 진흥원 직원은 2022년 10월 6일 용역계약이 이상 없이 완료됐다는 내용의 검사조서를 작성해 A에 위 용역계약에 대한 잔금 1억1000만 원을 전액 지급했다.
그 결과, 위 용역계약 최종보고서에 기재돼 있던 월결산, 수입결의 등 기능의 결함 및 이관자료 회계계정 분류 오류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채 위 용역계약이 종료됐고, 이후 진흥원은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계구조 변경 및 결산 지원을 위한 용역계약(총 1억1800만 원)을 추가 체결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계약담당자는 계약상대자가 계약을 이행한 경우 검사를 해야 하며 이때 이행한 내용이 계약에 위반되거나 부당함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없이 필요한 시정조치를 하고 계약상대자로부터 그 시정을 완료한 사실을 통지받은 후에 그 대가를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진흥원은 이를 대놓고 무시한 셈이다.
진흥원은 유지보수계약 금액 산정을 엉터리로 했다.
진흥원은 시스템의 유지관리를 위해 A와 시스템 개선 및 품질유지 계약을 체결했다.
과기부가 유지보수계약 전 A가 제출한 견적서를 확인한 결과, 기타 SW 유지보수비용은 1415만 원으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세부 내역(유지보수총괄표)에 따르면 해당 비용의 정당 금액은 810만 원이었으며, 견적서 파일의 수식 오류로 인해 605만 원이 잘못 합산된 게 원인이었다.
그런데 당시 계약담당자는 잘못된 견적서에 따라 계약금액을 1억272만 원으로 잘못 산정해 유지보수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결과 총 666만 원(부가세 포함)의 금액을 A에 과다 지급했다.
과기부는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장에게 통합업무관리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용역의 총괄·관리 역할을 소홀히 해 시스템 부실 개발 및 추가 용역 발주를 야기한 관련자들을 '징계' 조치하고, 통합업무관리시스템 유지보수 계약 과정에서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해 기관의 예산 낭비를 일으킨 직원에 대해 '경고' 조치하라고 했다.
아울러, 통합업무관리시스템의 미흡한 부분을 재점검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통합업무관리시스템 유지보수 계약상 과다 지급된 금액에 대한 환수 방안을 검토해 적의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진흥원과 통합업무관리시스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던 A는 과다 지급받은 금액을 즉시 반환할 것이라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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