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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사이버안보 활동에 '사생활 침해' 우려…블록체인으로 극복 가능"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사이버안보 위기가 있을 때 국가 역량을 결집해 사고조사·위협정보 공유 등을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 사이버안보 체계를 정립하는 내용의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이 수년 넘게 미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이버안보와 관련된 국가적 대응활동은 각 정부부처별 소관 개별 법·규정에 따라 제각각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이는 국가 사이버안보 위협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응을 어렵게 하는 한계를 낳는다.

국가정보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사이버안보기본법과 국가안보기술연구원법 제정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국정원이 그동안 불법 사찰 등을 수없이 저질러왔음을 지적하면서 국정원 주도의 사이버안보 관련 법률 제정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합·체계적인 사이버안보 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민간 주도로 연구하는 기관이 있어 주목을 받는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사이버안보연구소가 그 주인공으로, 컨소시엄 블록체인 기반의 사이버안보 활동 관리·감독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경두 사이버안보연구소 대표. 사이버안보연구소
정경두 사이버안보연구소 대표. /사이버안보연구소

'약한 고리' 노리는 사이버위협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에서 제공하는 사이버위기경보에 따르면, 한국은 별다른 사이버위협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는 '주의' 등급이다.

정경두 대표는 이에 대해 국내 사이버위협 수준을 한가지 지표로 나타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사이버위협은 국가, 공공기관, 기업, 단체, 개인별로 등급을 구분해 대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국내외 해커 세력들로부터 사이버 침해 시도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공공기관, 금융기관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해킹 시도를 받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심각 수준에 준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전자정부를 구현하고 있는 정부 인프라 시스템과 외교, 안보 관련 정부부처는 물론 군과 방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해킹 시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전자정부와 국방 분야에서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영세, 중소기업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공공기관, 대기업은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아울러 최근에 망분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책으로 논의 중인 제로 트러스트 등은 많은 예산 투입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상응하는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군·방산기업들의 IT 기반체계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하청, 용역 등 협력업체들에게서 사이버안보 취약점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실정"고 짚었다.

이들 협력업체들은 대부분이 중소, 영세기업들로서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에 예산을 투자하기 어렵고, 그만큼 사이버위협에 취약하다는 게 정경두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이들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정보보호 시스템 구축 등 사이버안보 강화 노력과 더불어 관련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디지털 문화가 일상화 돼있는 우리 일반 국민들이 사이버안보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는 마치 한국이 6.25 전쟁 이후 여전히 휴전상태로 세계 10위권의 군사력을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시민들은 일상에서 산소와 같은 존재인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정경두 대표는 "국민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에 무감각한 것은 현재는 물론 자라나는 세대에게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근래 AI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사이버안보 위협에 관한 경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 및 교육을 통한 사이버안보 인식 개선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국방 분야 전문인력 양성 필요

정경두 대표는 정부 기관과 국방 분야에서의 사이버안보 전문인력 양성을 강조했다.

특히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공공기관 근무 요원과 군 장병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공직자 및 현역 군인이 보안운영 절차와 규정을 이해하고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안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사이버안보 교육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데이터 자체와 그 데이터로부터 가공된 정보라고 강조한다. 이런 정보자산의 유출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상 적국을 포함한 타국의 정보를 습득하고 유지하기 위해 공개 출처정보(OSINT)나 기술정보(TECHINT) 분야 수집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에 준하는 기관 포함) 및 국방 분야에서는 중급 정보 분석관 수준의 역량을 지닌 우수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경두 대표는 "군사 분야의 사이버안보 강화 노력은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된다. 병역의무를 마친 모든 국민은 최소한의 경험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예비군이나 민방위 교육을 통해 적어도 본인의 개인정보 유출과 무분별한 정보 제공 동의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또한, 다채널 인증의 상시적 사용 등으로 사이버안보 의식이 업무와 일상으로 확대한다면 이는 사이버안보 역량 수준을 강화하는 데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특히, 입대 장병들이 군에서 체득한 사이버안전에 대한 인식과 경각심을 전역 이후에도 사회에 계속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 형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사이버안보연구소 대표. 사이버안보연구소
정경두 사이버안보연구소 대표. /사이버안보연구소

"독립 민간 연구소로 입법 지원에 충실"

정경두 대표는 독립 민간 연구기관이라는 연구소 설립 취지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영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자체 역량만으로 순수하게 국가안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현재 수많은 연구기관에서 운영 재원 확보 등을 위해 정부 발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발주기관의 목적에 따라 연구 성과 기조가 영향을 받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정경두 대표는 "국가기관-연구자 간 협력과 정부의 노력으로 한국 사이버안보 정책,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반면, 사이버안보 법제화에 대해 '사이버 사찰 오남용'과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민들도 다수 있다. 우리 연구소는 이러한 상충되는 입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법제 연구와 기술적 해결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긴 문제는 기술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밀행성을 바탕으로 하는 사이버안보 활동이 불법 사찰 등 위법한 정보 수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명한 사후적 감독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 사이버안보 서비스 네트워크(National Cyber Security Service Network)'를 구축, 운영함으로써 사이버안보 활동에서 민주적 통제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네트워크는 경찰, 법원, 검찰, 정보기관, 민간 시민단체 등 정보 수요·감독 주체들과 공공·민간의 정보 제공 주체까지 참여하는 컨소시엄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기존 시스템의 변경 최소화 ▲모든 권한행위에 대한 비가역적 기록 ▲분산 원장에 의한 행위부인 방지 ▲권한에 따른 비식별화 적용으로 무분별한 정보 축적 방지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경두 대표는 "기술에 의해 기술적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민주적 통제 구현 정책을 발굴, 제안할 것"이라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제22대 국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의 사이버안보와 관련된 여러 입법 활동을 민간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이버안보연구소는 궁극적으로 국가 차원의 사이버안보기본법안 마련과 관련해 국민의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방안 마련을 통해, 각종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법 제정이 이뤄지도록 전문 민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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