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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보보호 국가기술자격 법규 개정 11년째 늑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경. 과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경. /과기부

정보보호 분야 국가기술자격인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가 지난 2013년 신설됐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직까지도 이들 자격의 활성화 노력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공정경제는 한국 정보보호 문화의 발전을 위해 정보보호 분야 자격 제도의 현 상황과 개선 방안을 살펴봤다.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정부가 민간자격인 정보보호전문가(SIS)를 대신해 2013년 국가기술자격인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를 신설한지 11년이 흘렀지만, 다수의 정부부처가 현재까지도 소관 법령에 이 같은 개정 내용을 반영하지 않는 등 업무를 태만히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보보호산업계에서는 정부가 만든 국가기술자격을 정작 정부부터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1년 7월 15일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 등 신성장동력 산업 분야 국가기술자격종목을 신설하는 내용의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2013년부터 이 같은 내용의 개정 시행령·규칙을 시행한 바 있다.

개정안과 개정된 시행령·규칙은 정부의 관보에 게재된 만큼, 모든 정부부처는 이를 참고해 자신들의 소관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법률의 부지는 적절한 항변 사유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경제 확인 결과 여러 정부부처에서 정보보호 분야 국가기술자격과 관련된 법령을 아직까지도 개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법령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시행령이다.

이 시행령 [별표 2]에서는 정보보호 기술인력의 자격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SIS 자격 취득자는 정보보호 기술인력으로 인정하는 반면,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 자격은 제외돼 있다.

물론, 기사 또는 기술사 자격을 취득한 자도 정보보호 기술인력으로 인정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조항에 따르더라도 정보보안기사 자격 취득자가 정보보호 기술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2~3년 이상의 유관 경력을 쌓아야만 한다. 정보보안산업기사의 경우에는 자격 취득 후 4~5년 이상의 유관 경력이 요구된다.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 자격의 주무 부처가 과기부인 점을 생각하면, 해당 국가기술자격은 친정에서부터 이미 폐지된 민각자격보다 홀대를 당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금융위원회 소관 법령인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도 마찬가지다. 이 시행령 [별표 1] 정보보호최고책임자의 자격에서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자격 요건으로 SIS 취득 후 2~3년 관련 업무 수행 경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에 대해서는 지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기술자격 취득자가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에 따른 CISO의 자격 요건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정보보호 또는 정보기술(IT) 분야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4년 이상 정보보호 분야 업무 또는 5년 이상 정보기술(IT)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경력 ▲8년 이상 정보보호 분야 업무 또는 10년 이상 IT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경력 ▲전문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6년 이상 정보보호 분야 업무 또는 7년 이상 정보기술(IT)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경력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4년 이상 정보보호 분야 업무 또는 5년 이상 정보기술(IT)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경력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 이상 정보보호 분야 업무 또는 3년 이상 정보기술(IT) 분야 업무를 수행한 경력 등이 있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기술자격이 민간자격인 SIS보다 나쁜 처우를 받는 셈이다.

해양수산부 훈령인 해양수산부 보직관리기준의 [별표 3의2] 직무수행요건표에 따른 여러 직위의 우대요건에서도 정보보안기사·산업기사는 빠진 채 SIS를 요구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이 같은 정부부처들의 행태에 대해 정보보호산업계에서는 직무유기라는 반응이다.

정보보호 컨설팅을 수행하는 한 전문가는 통화에서 "정부가 2013년에 정보보호 분야 국가기술자격을 신설한 이상, 공공·민간의 정보보호 업무나 활동을 규정하는 법·제도에서 이들 자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1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국가기술자격이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직무유기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이제라도 관련 법령 개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경제는 정보보호 국가기술자격 인정에 소극적인 이들 법령 소관 부처들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다수 부처에서는 아직까지도 개선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해양수산부는 관련 규정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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