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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체부, 한예종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부당개입' 감사 착수

한예종.
한예종.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공정경제가 지난 2월 보도한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의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부당개입 사건을 문화체육관광부가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관련 사건 보도 이후 문체부에서 이에 대해 인지해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 해당 사업 담당자, 특정 업체, 평가위원 간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한예종은 지난해 11월 10일 추정가 17억7090만 원 규모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어령예술극장 음향영상시스템 구매설치' 사업을 발주했다. 이 사업에서 담당자가 법적 근거 없이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 개입해 자신의 지인들을 평가위원이 되도록 했다.

당초 이 사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사업 담당자는 "평가위원 선정을 위해 '무대음향협회'와 '방송장비산업센터(KOBEC)'의 추천을 통해 각각 21명씩 총 42명의 후보자 명단을 받았다. 이들 후보자들에게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이름을 숨기는 등의 처리 이후 추첨을 거쳐 7명의 평가위원과 5명의 예비평가위원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자 명단에 없는 자가 평가위원이 됐다는 구체적인 제보가 쏟아지면서 국회에서도 한예종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예종은 국회에 "42명의 평가위원 후보자 중 4명의 참여가 어렵게 돼 사업 담당자가 자신의 지인 4명으로 결원을 보충했다"면서 말을 바꿨다.

더욱 이상한 점은, 후보자가 된 사업 담당자 지인 4명 모두가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한예종이 밝힌 평가위원 추첨 방식으로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로또 1등 당첨에 버금갈 정도로 희박하다는 게 조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것이다.

추가적으로, 해당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 전원이 '음향감독'이라는 특정 직군으로만 구성됐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사건과 관련된 특정 업체 임직원이 사전에 평가위원을 만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해당 업체와 평가위원을 수사하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해당 사업에 입찰 참여했던 한 업체와 평가위원이 평가 실시 이전에 공모한 증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문체부나 경찰이 입수하게 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감사나 수사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사건의 조사를 통해 평가위원 자체 모집 방식을 악용하는 '숨은 커넥션'이 드러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발주기관이 조달청의 평가위원 추천명단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시인 '공공기관 방송장비 구축·운영 지침'에 따른 과기부의 추천명단 등을 활용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평가위원 후보자 신청 접수 후 추첨을 거쳐 평가위원을 선정하는 게 자체 모집 방식이다.

자체 모집에 대해서는 공공사업 관련 법·제도에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보니, 이번 사건과 같은 불공정 문제가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공공사업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들, 제안서 평가위원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위원 자체 모집 방식을 채택한 사업들에서 음향감독들이 무더기로 후보자 신청을 한 다음, 자신들이 평가위원회를 장악하게 되면 서로 뒤를 봐준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발주기관 사업 담당자도 음향감독, 제안서 평가위원도 음향감독이니까 사업 담당자가 원하는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특정 업체에 '점수 몰아주기'를 한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또한, 발주기관 담당자가 평가위원 선정에 부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이번 사건은 특히 심각하다. 수사를 통해 업계에 널리 알려진 이 같은 소문의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두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에서 사업 담당자, 입찰 참가 업체, 평가위원 간 유착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이 입찰방해죄나 배임수재죄로 처벌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경지법 판사 출신 변호사는 통화에서 "공공입찰에서 위력, 기타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한 진행을 방해했다면 입찰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사업과 관련해 향응을 제공받은 경우 배임수재의 죄책도 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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