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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예종,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부당 개입' 의혹 사실로

한국종합예술학교 석관동 캠퍼스. 한예종
한국종합예술학교 석관동 캠퍼스. /한예종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의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부당개입 의혹과 관련, 한예종에서 당초 해명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불공정 개입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영상·음향장비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자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예종이 지난해 11월 10일 발주한 추정가 17억7090만 원 규모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어령예술극장 음향영상시스템 구매설치' 사업에서, 발주 담당자가 법적 근거 없이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 개입해 자신의 지인들을 평가위원이 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예종은 앞서 해명에서 "해당 사업은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추진했다.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을 위해 무대음향협회와 방송장비산업센터(KOBEC)의 추천을 통해 각각 21명씩 총 42명의 후보자 명단을 받았다. 이들 후보자 중에서 추첨을 통해 7명의 평가위원과 5명의 예비평가위원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국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자료를 요구하자, 한예종은 국회에 "42명의 평가위원 후보자 중 4명의 참여가 어렵게 돼 사업 담당자가 자신의 지인 4명으로 결원을 보충했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통상적으로 후보자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따로 충원을 하지 않고 추첨을 진행한다는 지적이다. 결원을 예상하기 때문에 3배수 이상의 후보자를 확보한다는 것. 추첨을 통해 선정된 평가위원 중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또한 예비 평가위원 중에서 충원을 하기 때문에, 한예종의 해명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예종이 이 같은 내용을 사업 당사자들인 입찰 참가 업체들에게 통보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한예종이 적용을 받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국가계약법 하위 법규, 한예종의 자체 규정 그 어디에서도 "제안서 평가위원 후보자 결원 시 사업 담당자의 지인들로 결원을 보충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법적 근거가 없다면, 하다 못해 입찰 참가 업체들에게 이 같은 사정을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한예종은 법적 근거 없이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 개입 내지 조작을 저질렀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더욱 이상한 점은, 사업 담당자가 충원한 4명의 평가위원 후보자 전원이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이는 한예종이 실시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는 확률적으로 도저히 발생하기 어렵다고 업계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한예종은 국회에 "평가위원 선정을 위한 추첨을 동영상으로 녹화하고, 그 결과 또한 서류로 보관하는 등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예종이 평가위원 후보자 명단을 법적 근거 없이 임의로 바꾼 이상 절차적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당 사업에서 입찰 참가 업체 S사가 사전에 평가위원을 만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다. 평가위원이 평가 대상인 입찰 참가 업체와 사전 접촉했음에도 그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평가위원이 입찰 참가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는 것은 심각한 공정성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 S사는 아직까지도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다수의 음향장비 구매설치 공공사업에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A는 "42명 중에서 사업 담당자 지인 4명이 평가위원으로 추첨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후보자 결원을 이렇게 보충한다는 것도 전대미문이다.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향장비 인프라 설계 전문가인 B도 "음향감독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서로 뒤를 봐주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소문이다. 해당 사업 평가위원 전원이 음향감독들로 구성됐다는데, 그렇다면 이 같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게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특정 직업군으로만 평가위원이 구성되는 '싹쓸이'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평가위원 다양성 확보를 위해 관련 법·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공정경제가 한예종에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물었으나, 한예종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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