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외교부는 한국이 6월 한 달간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수임한다고 최근 밝혔다.
안보리 의장국은 안보리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회의를 소집·주재할 권한을 갖고 안보리 논의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안보리 의장국 수임은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최적의 기회이며,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외교 무대로 평가된다.
안보리 의장직은 이사국의 영문 국명에 따라 알파벳 순으로 수임하며, 한국은 2024~2025년 임기 안보리 이사국 수임 중 두 차례 의장국을 맡게 된다.
안보리 이사국은 통상 안보리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의제를 설정하는데, 한국이 설정한 중점의제는 사이버안보, 평화유지 및 평화구축, 여성·평화·안보, 기후와 안보다. 안보리 이사국은 의장국 수임 기간 중 자국의 고위급이 주재하는 대표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이 6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수행할 주요 추진 일정을 살펴보면, '사이버공간 내 위협과 국제 평화 안보'를 주제로 조태열 외교장관이 안보리에서 직접 주재하는 공개토의를 개최하는 등 사이버안보 논의 선도에 나선다.
최근 첨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이버 위협이 다양화·정교화돼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미치는 함의가 커지고 있다. 사이버위협 행위자들에 의한 첨단 기술 유출, 가상자산 탈취와 핵심기반시설 공격 등 악의적 사이버 활동들은 국익 및 민생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특히, 북한은 가상자산과 군사기술 탈취 등 악성 사이버 활동을 통해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는 등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도 사이버 위협에 대한 국제적 대응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초국경적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이버공간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도 국가 안보와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노력에 적극 동참 중이다.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이번 공개토의를 통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UN 회원국의 인식을 제고하는 한편,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는 기관으로서 사이버 위협 대응에 있어서도 적실성을 제고해나갈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북한인권 논의 활성화를 추진한다.
2014년 UN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COI)의 보고서가 발표되고, UN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을 의제로 처음 채택해 공식회의를 개최한지 10년이 됐음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출범 초기부터 보편적 가치 중시 기조를 견지해온 윤석열 정부는 다양한 무대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2년 UN총회와 2023년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하는 등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UN 차원의 노력에 적극 참여해왔다.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을 외면하고 불법 무기 개발에 재원을 쏟는 한편, 북한 주민의 강제노동을 통해 무기 개발 재원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인권 문제는 국제 평화·안보와 '동전의 양면'과 같이 긴밀히 연계돼 있는 사안이다. 한국은 이번 의장국 수임 계기에 북한인권 브리핑 공식회의 개최를 추진해 북한인권과 국제 평화·안보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할 예정이다.
한국은 앞으로도 안보리에서 북한인권 논의를 정례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등 모든 기회를 활용해 북한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분쟁 예방 및 평화구축 논의를 주도한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평화구축 문제도 중점 의제로 추진해 나갈 것이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태열 외교장관이 이번 달 뉴욕 방문 계기에 평화구축위원회(Peace Building Commission, PBC)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주UN대사로 재직할 당시인 2017년 평화구축위원회 의장을 수임하면서 분쟁·취약국의 평화구축 노력을 적극 지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지원-개발-평화의 연계(Humanitarian-Development-Peace Nexus) 강화를 통한 분쟁 예방 및 평화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UN 안보리와 평화구축위원회 간의 상호 협력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조 장관의 이번 평화구축위원회 참석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현해낸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평화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동권리 보호 문제를 부각한다.
한국은 UN 사무국의 요청에 따라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아동과 무력분쟁을 주제로 한 연례 공개토의도 개최한다. 이 공개토의에는 '디 엘더스(The Elders)'를 대표해 반기문 8대 UN사무총장이 발표자로 참여해 아동과 무력분쟁 문제에 대한 경험과 통찰을 공유할 예정이다.
디 엘더스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2007년 세계평화와 인권 증진을 위해 창설한 그룹으로 국제사회 지도자급 원로 총 11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의장,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마셸 전 모잠비크 교육부장관 등이 부의장직을 수임 중이다.
반기문 디 엘더스 부의장은 2007~2016년 UN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아동은 병사가 아니다(Children, Not Soldiers)' 캠페인을 출범시키는 등 아동과 무력분쟁 논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최되는 이번 공개토의에 반기문 디엘더스 부의장이 참여해, 무력분쟁 하 아동의 권리보호와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한층 더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도발에 대한 안보리 대응을 선도한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도발을 지속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으로 안보리 내 북한의 핵·비확산 문제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북한의 중대 도발시 국제사회와 함께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견인해 나갈 예정이다.
한·미·일이 안보리 이사국을 동시에 수임하는 것은 1997년 이래 17년만으로, 한국은 이 계기를 적극 활용해 안보리 내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비핵화 관련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도발 및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 불법 사이버 활동, 해상환적 등 불법 자금조달 활동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환기하고, 나아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현안 대응을 추진한다.
한국은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필요한 목소리를 내며 안보리 내 논의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안보리는 6월 중 수단,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시리아, 예멘, 이라크 등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분쟁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자 지역과 우크라이나 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안보리 의장국 수임은 국제사회가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이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한국 외교의 외연을 확대해 글로벌 중추국가 위상을 더욱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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