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미리보기

공정경제

지역정보개발원, 일반 상용제품 구매 수의계약 강행…계약업체는 부당이득 챙겨

보안시스템 구축 사업 담당자·간부
수의계약 적정성 검토 없이 자체 수의계약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전경. 한국지역정보개발원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전경.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일반경쟁 대상인 물품 구매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기업의 입찰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이를 통해 특정 기업에게 이익을 몰아준 셈이다. 해당 사업 담당자는 감사에 따른 처분 요구 이전에 퇴직해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개발원은 '전자정부법'에 따라 2003년 1월 설립됐으며,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과 위·수탁협약을 맺어 전자지방정부 구현 및 지역정보화 촉진을 위한 정보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원은 지난 2020년 지자체 등 정부기관에서 시스템 접속 시 사용하는 암호모듈에 암호키 등을 제공하는 보안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원은 조달청에 국가안전보장 등의 보안을 이유로 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요청했으나, 조달청은 확인 결과 일반 상용장비가 다수 포함돼 있어 수의계약이 불가하다고 회신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개발원 재무회계규정 등에 따르면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일반경쟁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또한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장 등의 보안상 필요가 있는 경우와 특정인의 기술이 필요하거나 해당 물품의 생산자가 1인뿐인 경우 등 경쟁이 성립될 수 없는 해당 물품을 제조·공급한 자가 직접 그 물품을 설치·조립하는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해당 사업 담당자는 분리발주 등의 계약방법 변경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은 채 특정 업체와 자체 수의계약을 추진하겠다는 문서를 기안했고, 이에 간부인 A는 수의계약 적정 여부 등을 검토하지 않은 채 이를 결재해 자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행안부가 계약 내역을 확인한 결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던 업체는 수의계약 대상으로 지정된 물품만 제작, 설치했을 뿐이었다. 그 외 백업용 스토리지 서버, L4 스위치 등 일반 상용장비는 다른 업체에 위탁해 납품·설치하게 하는 수법으로 계약금액과 설치금액의 차액을 부당이득으로 챙겼다.

기획재정부 예규인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에 따르면 물품, 용역, 공사 중 2개 이상이 혼재된 계약을 발주하려는 경우에는 사업계획 단계부터 물품·용역·공사 등 목적물 유형별 독립성·가분성을 고려해 일괄 또는 분리발주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개발원은 이 같은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행안부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에게 앞으로 일반장비 등이 수의계약 등 사유가 되지 않을 시에는 분리발주 여부를 검토해 경쟁입찰로 추진하는 등 계약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하고, 해당 사업에 관여했던 A를 경고처분하라고 했다. A의 부하로 해당 사업을 담당했던 B는 감사 이전에 의원면직 처리돼 별도 처분 요구를 할 수 없었다.

© 2026 공정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 어떠셨나요?

한 번 클릭해 감정을 남겨주세요. 다시 누르면 취소돼요.

0명이 감정을 남겼어요

0개의 댓글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 7일 내 발행된 기사가 없습니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