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번호 변경 이유로 '코로나 방역지원금' 환수는 부당

중앙행심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처분 취소
"환수 판단땐 사업 연속성 여부 고려해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사업자등록번호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계속 영위했는지를 살펴보지 않은 채 소상공인에게 지급했던 코로나 방역지원금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폐업일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했던 '소상공인 1·2차 방역지원금'의 환수를 결정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어업종사자로서 2018년 1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B호'라는 어선으로 사업자등록(개업)을 하고 어업을 영위하던 중, 2021년 4월 기존 어선의 톤수를 변경(증톤)했다.

단순히 어선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신규 사업자등록을 신청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A씨는 이를 잘못 알고 새로운 사업자등록번호를 발급받고 기존 사업자등록은 폐업 신고를 했다.

이후, A씨는 2022년 1월과 2월 공단에 방역지원금을 신청했고, 공단은 A씨에게 1·2차 방역지원금으로 총 4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공단은 2023년 10월 A씨의 기존 사업자등록이 2021년 5월 폐업됐음을 확인하고 폐업일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A씨에게 지급된 1·2차 방역지원금을 반납하라고 통보했다.

폐업일 기준은 사업자등록증 상 2021년 12월 15일 이전에 개업하고, 폐업기준일(1차 2021년 12월 15일, 2차 2022년 1월 17일)까지 폐업상태가 아님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A씨는 "2018년 1월부터 어업에 계속 종사해왔고 단지 어선을 증톤하는 과정에서 잘못 알고 사업자등록을 변경했을 뿐인데 이제 와서 지원금을 반납하라는 것은 가혹하다"라며 지난해 11월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사업체의 연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 A씨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사업자등록증 상의 폐업일을 기준으로 방역지원금의 환수를 결정한 공단의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중앙행심위는 A씨가 어선을 변경하면서 상호, 성명, 소재지 사업형태 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단지 착오로 사업자등록번호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체를 폐업했으나 계속적으로 어업에 종사해 왔음이 확인됨에도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없이 형식적으로 폐업일 기준을 적용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봤다.

박종민 국민권익위 중앙행심위원장은 "비록 지급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원금을 사후에 환수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더라도 당초 방역지원금이 소상공인과 소기업의 피해 회복을 위해 신속하게 지급될 필요가 있었던 만큼 그 환수 처분에 있어서도 국민에게 불편·부당함이 없도록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위법·부당한 사례로 국민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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