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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인천 서구, 제안서 평가위원 명단 비공개했다 행정심판 패소

인천행심위, "사후적 심사 필요성 있어"
법적 근거 없는 위법적 행정행위에 제동

인천 서구문화회관. 인천 서구
인천 서구문화회관. /인천 서구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인천 서구(구청장 강범석)가 '서구문화회관 리모델링 공사 음향영상설비 구매'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 명단을 법적 근거 없이 비공개했다가 행정심판에서 패소했다.

서구가 지난해 11월 입찰 공고한 해당 사업은 추정가 18억2651만 원 규모로, 공연장의 안정화와 다양한 공연연출을 고려한 음향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후화된 음향 시스템 및 인프라를 교체하는 게 목적이다.

서구는 사업을 발주하면서 '협상에 의한 계약(협상계약)' 방식을 적용해 제안서 평가를 실시했다. 그런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안서 평가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서구가 '음향감독' 위주로 제안서 평가위원을 구성하는 이른바 '싹쓸이'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공정경제는 의혹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고자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서구 문화관광체육과에 제안서 평가위원 명단 정보 공개를 요청했으나, 사업 담당자는 부서 내부 검토 결과 기획재정부 예규인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을 준용해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공정경제는 인천광역시행정심판위원회에 서구의 정보 비공개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인천행심위는 서구청장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최근 재결했다.

인천행심위는 제안서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되는 이익보다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욱 크다면서, 명단은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한, 제안서 평가위원들이 제안서 평가라는 공적 업무를 수행한 이상, 명단의 공개로 업무수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이익이 이를 비공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작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제안서 평가가 회피 또는 기피 사유가 없는 위원들로 적법하게 구성됐는지를 사후적으로 심사하기 위해서라도 평가위원 명단은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짚었다.

인천행심위는 명단의 사후적 공개가 제안서 평가 업무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명단은 평가위원의 명단만 기재돼 있을 뿐이어서, 각 위원의 의견이나 평가 내용 같은 구체적인 심의 과정이나 각 위원의 평가점수를 특정하거나 추단할 수 있는 사항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제안서 평가위원 명단이 공개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위원들이 동종의 평가 절차에서 자유로운 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거나, 그로 인해 평가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천행심위는 '지방자치단체 입찰 시 낙찰자 결정기준(행정안전부 예규)'에서 이런 이유들을 근거로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명단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밖에도, 인천행심위는 지자체가 국가계약법령이나 조달청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는 서구의 주장이 법리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구는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기획재정부 예규)'에 따라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거나,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 평가 세부기준'에 따라 실명을 비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인천행심위는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3조 및 제43조의2에 의한 협상에 의한 계약의 체결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적용하는 것이므로 서구 등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적용할 법령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은 협상계약 방식으로 체결하는 물품·일반용역계약에서 조달청장이 제안서 평가를 집행하는 경우에 적용하는 것이므로, 조달청장이 서구를 대신해 제안서 평가를 집행한 경우도 아닌 만큼 이를 근거로 명단을 비공개하는 것 또한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인천행심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정보공개법의 입법목적과 취지에 비춰 보면, 공공기관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공기관의 무분별한 정보 비공개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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