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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과기부, "통신설비 유지보수 대상에 홈네트워크 설비 포함 추후 검토"

기축 아파트 정보통신설비 유지관리 시
"세대별 홈네트워크 분리 구현해야" 의견 대두

세대별 홈네트워크 구성 요건 개념도. KISA
세대별 홈네트워크 구성 요건 개념도. /KISA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등에 설치된 정보통신설비의 소유자나 관리자는 정보통신설비 유지보수·관리자를 선임(또는 전문 업체에 업무 위탁)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 정보통신공사업법이 7월 19일 시행됐다.

개정 공사업법은 건축물 내 설치된 방송통신설비, 인터넷설비, 홈네트워크 설비들이 고장, 방치, 훼손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설비의 유지보수·관리 제도'를 신설한 게 주된 내용이다.

그런데, 법 개정으로 아파트의 정보통신설비 유지보수 비용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세대단말기(월패드) 등으로 구성된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없는 아파트에도 관리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이야기였다.

그러자, 정부가 홈네트워크 설비에 대해서는 유지보수 대상으로 추가하는 것을 추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정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설비 유지관리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공사업법령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결과, 홈네트워크 설비를 유지관리 대상에 포함할 것인지를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

바꿔 말하자면, 이번 공사업법령 개정 시 홈네트워크 설비는 유지관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동주택 입주자들의 과도한 관리비 상승 부담을 억제하겠다는 의미이자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입장을 반영하는 대책 마련을 급하게 진행하지 않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과기부는 빠르면 8월, 늦어도 올해 안으로 공사업법 하위 법령 개정을 마무리해 유지보수·관리기준, 설비 점검·확인, 위탁·관리자 선임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홈네트워크 업계에서는 과기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3개 정부부처의 공동 고시인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의 개정 내용을 홈네트워크 설비 유지관리 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당 고시는 지난 2021년 12월 개정돼 2022년 7월부터 시행됐는데, 개정 내용의 핵심은 공동주택 세대별 홈네트워크를 물리적 또는 논리적 방법으로 분리하라는 것이다. 개정 전 고시에는 이 내용이 없었다.

원칙적으로는, 개정 고시의 적용 전에 건립된 기축 아파트는 개정 전 고시를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 전 고시를 따르게 되면 오히려 기축 공동주택들에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개정 전 고시는 세대간 홈네트워크 분리 의무화 규정이 없고, 각 세대의 월패드 앞단에 홈게이트웨이를 설치하거나 홈게이트웨이를 내장한 월패드를 설치하라고 정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기축 아파트들에서는 별도 홈게이트웨이를 설치하는 대신 시공·관리 편의성, 경제성 등에서 이점이 있는 이른바 '홈게이트웨이 내장형·일체형 월패드'를 설치해왔다.

그런데, 기축 아파트들에 설치된 홈게이트웨이 내장형·일체형 월패드가 실은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들 아파트 입주자나 입주자대표회의가 건설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하급심에서는 건설사들이 기축 공동주택에 설치한 '홈게이트웨이 일체형 또는 내장형 월패드'에서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구현됐는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리고 있지만, ICT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홈게이트웨이 내장형·일체형 월패드 제품들은 사실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구현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결국에는 사법부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없는 월패드 제품의 하자를 인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기축 아파트에 설치된 일체형, 내장형 월패드에 홈게이트웨이 기능이 없음이 분명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있더라도 이 같은 하자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어렵단 점이다.

먼저, 기축 아파트에 설치된 기존 월패드 장비를 걷어내고 고시의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월패드를 도입하는 게 쉽지 않다. 노후 홈네트워크 설비에 맞춰 일체형, 내장형 월패드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꼴이라 그렇다.

홈게이트웨이를 별도로 설치하려고 해도, 현재 홈게이트웨이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찌어찌 홈게이트웨이를 구해서 설치하더라도 기존 홈네트워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보장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보면, 개정 전 고시에 따라 기축 아파트의 홈네트워크 설비를 유지관리하라고 하는 경우에는 정작 고시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ICT 업계에서는 기축 아파트들도 개정 후 고시를 준용해 세대별 홈네트워크 분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ICT 설비 설계 기술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추후 홈네트워크 설비를 유지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공사업법령 개정 시 기축 아파트에 대한 구체적인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축 아파트 입주자들도 개정 고시에 준하는 사이버 안전 대책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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