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경제) 박광하 기자 = 보건복지부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시스템의 개발, 테스트, 결함보완 조치 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개통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연휴 등을 이용해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으로 개통을 밀어붙였던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시스템 문제 해결은 사나흘 연휴 기간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감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 등에 따라 사회보장수급권자의 선정 및 급여 관리 등에 관한 정보를 통합·연계해 처리·기록 및 관리하기 위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2010년부터 구축·운영해왔으며, 급격히 증가하는 복지재정 규모와 서비스 처리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1269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복지부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 기간 중 시스템을 네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통하기로 계획했는데, 그 중 지자체·중앙부처 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이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2차 개통분은 당초 2차 연도 계약의 과업이 완료(2021년 12월)된 직후인 2022년 1월에 개통하기로 계획했으나, 사업 기간 중 지속적인 개발 지연 등으로 개통 일정을 세 차례에 걸쳐 연기한 끝에 2022년 9월 개통했다.
그런데, 복지부 추진단은 2차 연도계약 체결 이후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수행하는 사업단의 주간업무보고를 통해 2차 개통 시스템의 실적공정률을 포함한 과업 이행 현황을 매주 보고받았고, 이를 통해 2차 개통 시스템을 기준으로 한 2차 연도 계약의 실적공정률이 계획공정률의 50~63%에 불과한 등 과업 이행이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복지부 추진단은 사업단의 주간업무보고, 운영위원회 논의, 감리사업자의 감리수행 결과보고, 정보원의 2차 연도 계약 검사의견 회신 자료 등을 통해 사업단의 과업 이행 지연이 심각해 2차 연도 계약 기간 중 과업을 완료하기 어렵다는 사실과 계약 종료일까지도 과업 이행 지연 현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복지부 추진단 단장을 비롯한 담당자들은 2021년 10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정보원과 2차 연도 계약의 과업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 결과, 2차 연도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검사하지 않을 경우 사업비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는 등의 사유로 복지부가 사업단으로부터 2차 연도 계약 기간 중 이행하지 못한 과업을 3차 연도 계약 기간 동안 완료하겠다는 내용의 이행확약서를 징구했다.
이후, 이행확약서를 근거로 2차 연도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검사하는 2차 연도 계약 검사 방침을 정했으며, 같은 해 12월 정보원에 이행확약서를 근거로 2차 연도 계약 검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정보원은 복지부의 요구대로 검사의견을 제출할 경우 사업단에 지체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 등과 관련해 향후 감사원 감사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도, 복지부의 요구와 다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검사확인서를 복지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또한, 정보원은 2021년 12월 부서별 검사를 실시해 기능 개발이 완료되지 않거나 산출물이 제출되지 않은 등의 부적합 미조치 사항 141건을 확인했음에도, 복지부의 요구에 따라 실제 부서별 검사결과는 복지부 검사업무 실무자에게 전자메일로만 송부하고, 공식검사확인서는 검사 종합의견이 적합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후 이를 복지부에 공문으로 송부했다.
한편 복지부가 사업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이행확약서 내용에 따르면 정기감리결과 개선권고사항 144건 중 12건(8.3%)만 시정조치가 완료됐고, 2차 개통 기능 요구사항 7106개 중 174개(2.4%)만 검사가 완료됐으며, 정보원 검사결과에 따른 부적합사항 203건 중 68건(33.5%)만 조치가 완료돼 있는 등 2차 연도 계약의 과업 이행이 현저히 미진한 상태였다.
그런데 복지부 추진단 담당자들은 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검사확인서가 2차 연도 계약검사 방침에 따라 사실과 다르게 작성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검사확인서를 첨부해 2차 연도 계약에 대한 검사결과가 적합하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각각 기안, 검토, 협조, 최종 결재했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 간부는 자신이 직접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추진단으로부터 2차 연도 계약의 과업 이행 지연이 심각해 계약 종료일인 2021년 12월까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2021년 12월 중으로 2차 연도 계약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임을 보고받고도, 검사는 실무적인 업무 절차라고만 생각한 채 2차 연도 검사결과에 대해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는 등 추진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
아울러, 복지부 추진단은 2022년 9월 차세대 시스템의 2차 개통을 하면서 실사용자에게 시스템을 개통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 근거도 없이 개통 이후 추석 연휴에 미진 사항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면 된다는 등의 막연한 이유로 개통을 강행했으며, 이와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준비 미흡 상황과 개통 이후의 위험 요인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장관에게 구체적인 보고를 누락한 채 2차 개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추진단이 이처럼 기능 개발과 테스트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차세대 시스템의 2차 개통을 실시한 결과 전국 지자체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과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으로부터 시스템 오류, 기능 개선, 자료보정 요청 등으로 2022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9만567건의 시스템 개선 요청 관련 사용자 민원(Service Request, SR)이 접수됐으며, 그 이후로도 2023년 2월까지 약 6개월간 30만4800건의 SR이 접수됐다.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2차 연도 계약 검사 업무 및 2차 개통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자를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처분하고, 앞으로 정보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과업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완료된 것으로 검사하거나 시스템 개발 및 테스트가 누락되는 등으로 개통 준비가 미흡한 시스템을 명확한 근거 없이 실사용자에게 개통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원장에게는 앞으로 복지부의 소프트웨어사업 검사업무를 수행하면서 과업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완료된 것으로 검사의견을 제출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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