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3. 06:47

선관위 특검, '창고계약 독점 특혜' 지역선관위 10곳 압수수색

포렌식 수사관 10명 포함 34명 투입
합수본 수사서도 유사 정황 드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경. /중앙선관위 웹사이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경. /중앙선관위 웹사이트

2026.10.15. 공정경제 — 선관위 특별검사팀이 부산, 경남, 경북선관위 등 10곳을 압수수색하며 선거물품 보관계약, 이른바 '창고계약'의 독점적 특혜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이태한 선관위 특별검사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업무상 배임 및 입찰 방해 등 혐의로 시·도 선관위 3곳, 시·군·구 선관위 5곳, 선거연수원, 선관위 공무원 주거지 등 총 10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대상은 부산, 경남, 경북선관위 등 시·도 선관위 3곳과 경북 칠곡군, 포항시 남구, 경남 사천시, 부산 동래구, 울산 울주군 등 시·군·구 선관위 5곳이다. 경기 수원시에 있는 선거연수원과 선관위 공무원 주거지도 포함됐다.

특검은 현장에 포렌식 수사관 10명을 포함해 총 34명을 투입했다. 포렌식 수사관이 대거 투입된 점을 고려해 전자 장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부산, 경남, 경북선관위가 2022년부터 특정 업체와 선거물품 보관계약을 계속 체결하며 독점적 특혜를 준 정황을 확인했다. 선거물품 보관계약은 선거에 쓰는 물품을 창고에 보관하기 위해 맺는 계약으로, 이른바 '창고계약'으로 불린다.

이번 압수수색은 전날 중앙선관위와 선거용품 업체 등 5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이뤄졌다. 특검팀은 중앙선관위가 21대 대선과 6·3 지방선거의 투표소 물품세트 제작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 유착된 정황을 확인하고 전날 강제수사에 나선 바 있다.

특검팀은 "중앙선관위뿐 아니라 각 지역 선관위에서도 특정 업체와의 유착 정황이 확인됐다"며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각급 선관위의 방만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비리를 밝혀 관련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계약 체결 경위와 특혜 제공 여부, 관련자들의 관여 정도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선관위 특검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같은 해 7월 30일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검법에 따라 9월 7일 공식 출범했다. 특검은 이태한 특별검사가 이끌며, 수사 대상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투표 통계 조작, 외유성 출장, 부정 채용·승진 특혜, 수의계약 특혜 및 업체 유착 등 12개 의혹이다.

특검팀은 출범 직후인 9월 17일 중앙선관위와 경기, 인천, 부산, 대구 등 9곳에 대한 첫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이후에도 중앙선관위에 포렌식 수사관을 상주시키는 등 전방위 수사를 벌여왔다.

창고계약 특혜 의혹은 특검 출범 이전인 8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수사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합수본은 8월 14일 사전투표함 등 선거 물품 용역 계약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으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 경기도 선관위, 입찰 참여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조사 결과 전직 정당과장 출신 A씨와 그 배우자, 아들이 참여한 3개 업체가 모두 103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 규모는 175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90건이 수의계약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의 계약 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의원은 "선관위가 조달청에 의뢰한 입찰계약의 88.5%가 수의계약"이라며 전반적인 점검을 요구했다. 특히 투표지 심사계수기의 경우 10년간 11차례 계약 가운데 두 업체가 경쟁한 것은 한 차례뿐이었다며, 선거 종류에 따라 업체들이 나눠 납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백승보 조달청장은 "불공정행위 의심이 굉장히 짙은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선관위 특검 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2026년 10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 특검이 출범한 지 35일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수사 진행 상황은 사실상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내란특검은 25차례, 김건희 특검은 34차례, 채상병 특검은 36차례 수사 경과 브리핑을 진행했지만 선관위 특검은 단 4차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관위의 책임을 질타하며 특검 수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특검 수사 기간은 특검법에 따라 최장 150일로, 환산하면 내년 2월 초까지다. 다만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특검팀 파견 검사 인력은 법정 상한인 20명을 밑도는 17명가량으로, 특검팀은 중대범죄수사청에 수사관 10명의 추가 파견을 요청했지만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비롯해 본격적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파견 인력 충원이 늦어져 매우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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