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10.27. 공정경제 —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한다며 국정조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규명 대상으로는 정치 개입 논란, 권한 남용 의혹, 대법관 후보자 제청 지연 및 재제청 요구 거부 경위가 거론된다. 국정감사 선서 거부, 업무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 의혹도 대상이다.
민주당은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국정조사에서 규명할 쟁점으로는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거론한 의혹이 꼽힌다.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거부해 위증 책임을 피하면서 국감장을 자신을 변호하는 무대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업무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을 둘러싼 의혹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밝혀야 한다고 한 원내대표는 강조했다.
사법부 수장의 정치 개입 논란과 권한 남용 의혹, 내란 당시 헌법 수호 책무 이행 여부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장기간 미루고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와 사법 공백 해소 책임도 대상으로 언급됐다.
같은 날 오후에는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추가 구속영장 심문기일이 대법원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2심 무죄와 이달 말 구속 만기를 앞둔 김 여사의 석방 가능성이 겹치면서, 민주당에서 국정조사 강행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했다. 박형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대구동을)은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대법원장이 관여하지 않은 하급심 판결까지 끌어와 탄핵을 주장한다"고 지적하면서 "재판 결과에 정치적 책임을 억지로 덧씌우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을 향해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앞서 신천지 의혹부터 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인선을 두고 벌어진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이 민주당의 국정조사 강행 원인으로 언급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1월 21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4명을 추천했다. 청와대와 접점을 찾지 못한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관행을 깨고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다. 청와대는 8월 28일 재제청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9월 22일 이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10월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제청에 대해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선서를 거부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와 제15조에 따라 후속 조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법 제3조는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 사유가 있으면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적 쟁점도 남아 있다.
업무추진비와 격려금 의혹은 감사원 감사에서 불거졌다. 감사원은 8월 31일 법원행정처가 2022년부터 대법관 등에게 예산 집행지침을 위반해 매월 현금 격려금 총 12억9900만원을 지급했다고 공개했다. 조국혁신당이 10월 1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16일 중대범죄수사청에 조 대법원장을 고발했고 국민권익위원회도 조사에 나선다. 다만 권익위가 조사 방침을 밝힌 단계여서 위법성이나 부당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탄핵 대신 국정조사를 택하기까지 민주당내 신중론도 있었다. 박범계 의원의 경우 민주당 의원 단체 채팅방에 "모든 의혹을 확인한 뒤 탄핵 절차를 논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내년 6월까지가 임기인 조 대법원장 탄핵을 무리해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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