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4. 21:03

금융위,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은행·증권사 3746억 제재

부과 금전 제재 중 최대 규모

금융위원회. 금융위
금융위원회. /금융위

2026.11.04. 공정경제 — 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을 위반한 7개 은행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은행 과징금은 3619억6000만원, 과태료는 17억7800만원이다. 6개 증권사에는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을 물렸다. 은행과 증권사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합치면 약 3746억원이다.

금융위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위반 유형은 설명의무 위반과 적합성 원칙 위반 등이다. 금융위는 해당 제재가 다수 금융소비자와 관련되고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부과액은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 제재 가운데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금융위는 철저한 법리검토와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합리적인 조치가 이뤄지도록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 금융위는 이 결정으로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에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은행별 과징금은 KB국민은행 1723억3400만원,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NH농협은행 401억75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이다. 수협은행은 과징금 없이 과태료만 받았다. 과태료는 국민은행 13억원, 농협은행 4억2000만원, 수협은행 4200만원, SC은행 1600만원이다.

증권사별 과징금은 한국투자증권 92억4500만원, NH투자증권 2300만원, 신한투자증권 1000만원, 미래에셋증권 400만원이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과징금이 없다. 과태료는 삼성증권 10억원,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각 3억원, 한국투자증권 1200만원이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과태료가 없다.

은행들은 투자위험을 설명하는 수익률 모의실험(백테스트) 결과를 빠뜨리거나 분석 대상 기간을 10년 등으로 바꾼 운용자산설명서를 사용했다. 대상 상품은 H지수를 포함한 ELS가 편입된 주가연계신탁(ELT)이다. 이는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을 누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부 은행은 H지수 ELT 설명서에서 기초자산의 변동으로 손익구조가 결정된다는 식으로 설명을 과도하게 단순화했다. 이 때문에 손실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성 위험 설명이 빠졌다. 일부 은행은 일반금융소비자의 재산상황 정보를 고려하지 않은 투자자성향 평가 결과로 적합성을 판단해 투자를 권유하고 판매했다.

증권사는 위험등급의 유의사항을 누락해 설명의무를 위반했다. 해당 부과액에는 금소법상 적합성 원칙 위반과 부당권유금지 위반에 따른 금액도 포함됐다. 제재 대상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6곳이다.

금융위는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을 금소법령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하고 과징금 부과를 통한 부당이득 환수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현행 제도에도 판매 현장의 소비자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제도 보완을 병행한다.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은 내년 1분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마련 등을 골자로 한 금소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금융위는 조속한 개정을 위해 국회 법안심사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 원칙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금융상품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이를 내부통제기준에 반영하는 내용이다. 원칙을 준수하면 제재 감경 근거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은행권 과징금을 약 4조원으로 산정했다가 2025년 11월 약 2조원으로 낮춰 사전 통보했다. 2026년 2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1조4000억원대 과징금과 기관경고로 정리했다. 금융위가 5월 13일 정례회의에서 안건을 돌려보내자 금감원은 6월 4일 임시 제재심에서 위반 동기와 방법을 각각 '중'에서 '하'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은행 5곳의 합산 과징금은 60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대형 제재 사안에서 금융위가 금감원 안에 이견을 보인 것은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위반 재감리 요구 이후 8년 만이다. 최종 확정액 3619억원은 처음 산정액의 10분의 1 수준이다.

추가 감경 사유도 알려졌다. 금융위가 금융소비자보호 감독규정에 따라 회사별로 30~40%를 감경했다는 보도가 있다. 은행들이 부당이득 규모를 웃도는 약 1조4000억원을 자율배상에 쓴 점, 관련 민사소송에서 일부 은행이 승소한 점,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에 피해가 발생한 점이 반영됐다고 한다. 감독규정은 사후 피해 회복 노력이 인정되면 기본 과징금을 최대 50%, 사전 예방 노력까지 인정되면 최대 75%까지 감경할 수 있게 한다.

사태는 2021년 2월 약 1만2000선이던 H지수가 2024년 1월 5400선까지 밀리면서 불거졌다. 2023년 11월 기준 금융권의 H지수 ELS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이었고 은행권이 15조9000억원, 증권사가 3조4000억원을 차지했다. 2024년 상반기 만기 도래분에서만 약 4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2024년 3월 판매사와 투자자 책임을 0~100%에서 차등 적용하는 분쟁조정 기준안을 내놨다. 이후 5개 은행의 누적 배상액은 2026년 초 기준 1조3437억원으로, 가입 고객의 약 97%에 배상이 진행됐다.

2026년 1월 법원은 홍콩 ELS 투자자가 낸 소송에서 KB국민은행의 승소로 판결했다. 20년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금감원은 해당 투자자가 투자 경험이 많고 투자금이 큰 특수한 경우여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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