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6. 10:47

공정위 "탈퇴버튼 숨기면 법 위반"…다크패턴 해석기준 구체화

본인인증·설문 강요도 위반 예시로 추가
주문제작상품 단순변심 철회 제한 못 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2026.11.06. 공정경제 — 공정거래위원회가 취소,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설계하는 다크패턴의 해석기준을 구체화한다. 가입 버튼은 사이버몰 첫 화면에 있는데 탈퇴 버튼이 로그인 첫 화면이나 첫 화면에 직접 연결되는 다음 화면에 없으면 법 위반 행위다.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려고 화면을 과도하게 내리게 하는 구성도 지양하는 대상에 오른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 일부개정고시안을 6일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회원탈퇴, 구매취소, 계약해지 때 구매나 가입에서는 요구하지 않던 본인인증을 불필요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위반 예시로 포함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하지 않으면 취소, 탈퇴를 계속할 수 없게 설계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문제작 상품도 사업자에게 중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가 아니면 단순변심 청약철회를 제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취소, 탈퇴 방해 관련 개정은 안 Ⅱ.일반사항 14.과 Ⅲ.권고사항 7.에 담긴다. 취소, 탈퇴 절차가 거래관행상 인정되는 수준 이상으로 게시되기 어렵게 하는 것이 절차를 복잡하게 설계하는 방법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시한다. 개정안 전문에는 사업자가 전자문서로 회원가입 신청을 받게 하는 경우 회원탈퇴도 동일한 방법으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서 전자문서는 회원가입, 탈퇴 신청 양식, 전자우편, 사이버몰의 상담게시판 등 전자적 형태로 작성, 송신, 수신, 저장되는 정보 일체를 말한다.

주문제작 상품의 청약철회 가능 여부는 안 Ⅱ.일반사항 10.에서 개정한다. 이 항목은 법 제21조제1항제1호에 따른 청약철회 방해 행위를 다룬다. 예시에는 사이버몰에 "선주문 후 생산되는 상품으로 반품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하는 경우가 들어 있다.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가 생기는지와 관계없이 단순 주문제작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청약철회가 제한된다고 표시하거나 안내하는 행위가 대상이다. 사업자 정보 확인을 위한 과도한 스크롤은 안 Ⅲ.권고사항 7.에서 다룬다. 소비자가 해당 사항을 쉽게 확인할 수 없도록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행위를 지양하라고 권고하는 내용이다.

개정 이유는 다크패턴, 청약철회, 사이버몰상 표시 의무 등 전자상거래법상 의무의 법령해석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입법 취지에 맞는 법 준수를 유도하려는 취지다. 의견은 예고 기간인 11월 6~26일 공정거래위원장(소비자거래정책과장)에게 일반우편, 전자우편, 팩스로 낼 수 있다.

공정위는 앞서 10월 6일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3년 7월 제정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과 2025년 2월 내놓은 '6개 유형 온라인 다크패턴 규제 문답서'를 통합하고 현행화했다. 다크패턴을 편취형, 오도형, 방해형, 압박형 4개 범주 13개 유형으로 체계화했다.

취소, 탈퇴 버튼은 '개인정보 수정'이나 '보안설정'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메뉴가 아니라 로그인 첫 화면이나 마이페이지처럼 한 번의 클릭으로 닿는 곳에 두도록 권고했다. 챗봇이나 1:1 상담으로만 해지를 허용하는 것도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 자체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위법 여부는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보호지침 등에 따라 판단한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순차공개 가격책정,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나 탈퇴 등의 방해, 반복간섭 등 5개 유형의 다크패턴을 금지한다. 관련 개정 법은 2025년 2월 시행됐고 공정위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뒀다.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함께 최대 1년의 영업정지나 과징금, 유형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정기결제, 자동갱신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0년 17건에서 2025년 150건으로 8.8배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132건이 접수돼 2020년 이후 누적은 540건이며 사유별로는 계약해제, 해지 및 위약금이 275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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