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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2026.11.03. 06:47

국회 법사위 국감, 감사원 정치적 중립성 놓고 여야 '격돌'

국회의사당 전경.

2026.10.13. 공정경제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표적 감사'를 주도한 '타이거파'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감사위원들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당나라 감사원'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국감을 열고 감사위원들의 정치적 중립성과 대법원 감사 결과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영신 감사위원을 향해 "타이거파 부두목", "유병호 꼬붕"이라고 지칭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김 감사위원은 "타이거파는 저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모욕적인 말"이라고 반박했다.

박균택 의원은 김호철 감사원장에게 "표적 감사와 감싸기 감사로 신뢰를 떨어뜨린 타이거파 인적 쇄신을 했느냐"고 질의했다. 김 원장은 "철저히 책임을 묻고 있다"며 "파벌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임선숙 감사위원이 이재명 대통령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이진국 감사위원이 청와대 사법제도비서관을 지낸 점을 거론하며 "국민의 감사원이 아니라 당나라 감사원"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의 대법관·법원행정처장 대상 현금 격려금 지급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김한규 의원은 감사원이 '주의' 조치를 한 것을 두고 "솜방망이 수준도 안 되는 봐주기"라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구체적 사용 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의겸 의원은 "대법원장 비서실을 거쳐 대법관들에게 현금이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서실장과 비서관이 도장을 찍었는데 모른다는 말이 성립하느냐"고 따졌다. 김 원장은 "격려금 지급 주체는 기관장"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감사원이 기존 감사 담당자들을 고발하고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의원도 "똑같은 사안에 대해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가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기존 감사 결과를 번복한 것이 아니라 감사 과정에서 강압·회유와 디지털 포렌식 절차 위반 등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반박했다. 후속 조사에서 당시 피감사자들의 구체적인 진술과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내부 파벌 '타이거파'의 핵심으로 지목된 유병호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은 그가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대한 대면 조사를 서면 조사로 대체하도록 지시하고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그의 휴대전화에서 윤 전 대통령을 '두목'으로 지칭하는 메모를 확보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정권의 '호위무사'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현직 감사위원이 위법한 직무 행위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표적 감사' 의혹을 받은 사안들에 대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체 조사와 쇄신 작업을 진행해 왔다. 김 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운영쇄신 TF'와 '국정조사후속조치 TF'를 통해 강압·불법 감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감사 범위를 '불법·부패 행위'로 제한하는 내용의 감사사무처리규칙 개정을 단행했다. 이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돼 온 '정책감사'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은 사법적 수사로 이어졌다.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은 8월 19일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전 행정안전감사국장 최모씨와 전 제1과장 손모씨를 각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특검팀은 이들이 감사위원회의 의결 보류 이후에도 기존 감사 결론을 유지하기 위해 증거와 진술을 왜곡하고, 주심 감사위원 배정을 조작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2022년 6월 해양경찰청과 국방부가 기존 '월북' 발표를 번복하자 다음 날 감사 착수를 전격 발표했다. 당시 유병호 사무총장은 새벽에 TV를 보다가 감사를 결심했다고 지난해 국감에서 밝혀 논란이 됐다.

올해 국감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이 지난해 재심의 필요성이 없다고 했다가 올해 입장을 바꾼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원장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8월 자체 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 과정에 강압 조사와 위법한 디지털 포렌식 등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직원 9명을 고발하고 10명에 대한 중징계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재판이 진행 중인데 뒤집기를 위해 달려든 것"이라며 현재 감사원이 더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번복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감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으며,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수록 감사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 국감에서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두고 여야가 감사 결과 번복의 적절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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