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10.30. 공정경제 —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업체에 책임이 없는데도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한 셀트리온에 시정(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6억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납품받지 않은 키트 3717만개의 위탁을 취소했고 품목을 바꾸면서도 변경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과징금은 부당한 위탁취소 5억9000만원, 서면 발급의무 위반 4000만원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제재 내용을 29일 밝혔다.
하도급법 제8조 제1항은 부당한 위탁취소를, 제3조 제1항은 작업 착수 전 서면 발급 의무를 규정한다. 과징금 가운데 위탁취소 몫이 전체의 94%를 차지한다.
셀트리온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7차례에 걸쳐 수급사업자인 휴마시스에 키트 제조를 맡겼다. 2022년 12월 26일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2차 발주분 186만개와 7차 발주분 3531만개를 납품받지 않은 채 위탁을 취소했다. 공정위는 업체에 책임을 돌릴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서면 위반은 2차와 7차 발주에서 나왔다. 2차 발주분은 2021년 10월 21일 전문가용(POC) 키트로 주문한 뒤 2022년 1월 일부를 개인용(OTC)으로, 2022년 3월에는 그중 일부를 다시 POC로 바꿨다. 7차 발주분은 2022년 1월 22일 OTC 키트로 주문한 뒤 3월 일부를 POC로, 5월께 그중 일부를 다시 OTC로 돌렸다. 네 차례 변경에서 서면은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
3차 발주분은 2021년 11월께 위탁해 12월 1일부터 납품을 받았지만 품명, 수량, 단가 등을 적은 서면은 12월 16일에야 발급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위탁하거나 추가나 변경 위탁할 때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한다.
납기를 둘러싼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셀트리온은 업체가 납기를 어겨 위탁을 취소했다는 입장이다. 업체는 발주서를 납기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셀트리온은 업체가 생산 가능하다고 말한 날짜를 납기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송이 법원에서 진행 중이며 1심에서도 셀트리온이 주장하는 납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같은 날 주주 안내문을 내고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안이 공동사업 과정에서 생긴 민사 분쟁이어서 하도급법 적용 사안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행 중인 민사소송 항소심에도 임해 계약상 책임과 손해 범위에 대한 판단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민사 1심이 휴마시스의 공급 지연을 인정해 지체상금 약 38억8776만원을 판결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사 판결과 공정위의 하도급법 위반 판단은 별개 절차다. 같은 판결에서 법원이 셀트리온의 계약 해지를 인정하지 않고 미지급 대금 127억1072만원 지급을 판단한 바도 있다.
해당 사건은 위반행위가 2026년 8월 4일 개정 과징금 고시 시행 전에 끝나 종전 고시가 적용됐다. 8월 11일 시행된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으로 과징금 가중·감경 한도는 기본 산정기준의 50%에서 100%로 확대됐다. 조선일보는 취소 물량을 3717개로 보도했지만, 연합뉴스는 3717만개로 전했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2020년 6월 8일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개발과 상용화, 제품 공급을 위한 공동연구 및 제품공급 계약을 맺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를 활용해 같은 해 9월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제품화했고 POC와 OTC 제품을 셀트리온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공급했다. 2021년 10월에는 200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도 체결됐다.
셀트리온은 공정위 결정 자체는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당시 적시 공급이 중요했는데 협력업체의 반복적인 납기 지연으로 피해를 입고 대외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행정소송에서 계약 체결 및 이행 경위, 팬데믹 당시 시장 환경, 납기 지연에 따른 손해를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 거래 상대방 관리, 계약 이행과 해지 절차 전반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8월 4일 시행된 개정 과징금 고시에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부과기준율은 60~80%에서 90~100%로 올랐다. 정액 과징금 기준도 9억~20억원에서 18억~20억원으로 올랐다. 조사와 심의 협조 감경은 각각 10%씩 총 20%에서 두 단계를 모두 협조한 경우의 10% 이내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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