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6. 공정경제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문서 불법 보관 수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미국 연방수사국(FBI) 직원 9명이 정치적 보복에 따른 부당 해고라며 복직과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P 통신, 인디펜던트 등 여러 외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원고들은 FBI 특수요원, 정보분석관, 작전 전문가 등 9명으로, 모두 지난 2월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의 FBI 재직 경력은 합산 100년을 넘으며,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대응, 인질 구출 작전,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트럼프 암살 시도 수사 등 굵직한 사건에 참여한 베테랑들이다.
소장은 이들이 자발적이 아닌 방첩·대테러 임무의 일환으로 기밀문서 수사에 배정됐다고 밝혔다. 해고 과정에서 내부 조사나 징계 절차, 사전 통지, 청문회, 항소 기회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해고 통지서에는 "직무 수행 중 빈약한 판단과 중립성 부족으로 정부의 정치적 무기화를 초래했다"는 사유가 적혀 있었지만, 원고 측은 이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소장은 해고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을 요구한 상부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가정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소송의 핵심 배경이 된 '플라스믹 에코' 사건은 2022년 FBI의 트럼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이 수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기밀 자료를 불법 보관하고 은폐를 시도한 혐의로 2023년 6월 연방 기소됐다.
기소장에는 문서에 미국과 외국의 국방·무기 능력, 핵 프로그램, 군사 공격 취약성, 외국 공격에 대한 보복 계획 등이 포함됐다고 적혔다. 트럼프는 모든 혐의에 무죄를 주장했지만, 그가 지명한 에일린 캐넌 판사가 특별검사 잭 스미스의 임명이 부적법하다고 판결해 사건은 기각됐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그들은 직무를 수행했을 뿐이며, 이 행정부는 이를 범죄로 여기지만 우리에게는 영웅적 행위"라고 성명을 냈다. 변호인단은 이번 해고가 트럼프가 2025년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가속화된 장기적 보복 캠페인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소장은 해고된 직원들이 당시 진행 중이던 중요 방첩·대테러 수사를 제대로 인계받지 못해 국가 안보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원고들은 FBI 복직, 해고 이후 체불 임금 지급, 해고 조치가 불법임을 선언하는 법원 판결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에도 트럼프의 2020년 선거 패배 뒤집기 음모 수사에 관여한 전 FBI 특수요원 2명이 부당 해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무부는 이 소송의 기각을 신청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FBI 국장 캐시 파텔이 주도한 대규모 숙청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수사에 참여했던 FBI 직원들이 잇따라 해고된 데 따른 것이다. 파텔 국장은 FBI 국장 취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참여한 FBI 요원들을 '부패한 정부 깡패'라고 공개 비난한 바 있다.
3월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파텔 국장은 해고된 직원들이 FBI를 정치적으로 무기화했다고 주장하며 해고가 정당했다고 증언했지만, 이들은 소장에서 그런 주장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해고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복수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5조(적법 절차)를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파텔 국장이 9월 15일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번 해고와 관련해 '정당한 사유'와 '내부 조사'가 있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청문회에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파텔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이유로 FBI 내부의 반대파를 숙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리 부커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패텔은 무능한 하수인이며, FBI 요원이 되기에도 부적격한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마지 히로노 하와이주 상원의원도 "패텔의 실패 목록은 길고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텔 국장은 이에 대해 "당신이야말로 가장 큰 조롱거리"라고 맞받아치는 등 격렬한 공방이 오갔다. 청문회에서는 패텔 국장이 FBI 채용 기준을 낮춰 매춘·수간 이력이 있는 지원자도 채용할 수 있게 한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파텔 국장의 FBI 지휘 아래에서 대규모 인력 이탈이 발생한 사실도 알려졌다. 9월 기준 FBI 특수요원 1100명 이상이 사직하거나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특수요원의 약 18.1%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직 FBI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는 패텔이 트럼프에 반대하는 요원들을 해고해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려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파텔 국장은 FBI 국장 취임 이후 잇따른 논란에 휩싸여 있다. 4월 '디 애틀랜틱'은 패텔의 과음, 이상 행동, 잦은 결근 등을 보도하며 'FBI 국장이 실종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패텔은 이에 대해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2025년 8월 하와이 공식 출장 중 진주만 USS 아리조나 기념관에서 'VIP 스노클링'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상원의원들의 서한 질의를 받았지만3개월째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9월에는 FBI가 자신을 비판하는 SNS 게시물에 대응하도록 지시한 내부 문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패텔 국장은 4월 자신을 비판한 기사를 쓴 매체 '디 애틀랜틱'을 상대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도 있다.

0개의 댓글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